KAIST자체 발전계획 차질

  • 입력 2008년 9월 24일 03시 06분


내년 교수증원 예산 10억원 전액 삭감

“정부, 형평성 고려한 듯” WCU에 기대

KAIST가 세계적인 명문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교수를 증원하려던 계획이 정부의 제동으로 차질을 빚게 됐다.

KAIST는 내년에 신규로 35명의 교수를 뽑기 위해 10억 원의 예산을 신청했으나 기획재정부가 전액 삭감한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이에 앞서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를 승인했었다.

이에 따라 KAIST가 ‘5개년 발전계획’에 따라 2011년까지 450명 안팎인 교수를 700명 선으로 크게 늘리려던 계획이 어려워졌다. 당초 KAIST는 100명은 정부 예산으로, 150명은 발전기금 등 자체 재원으로 충당하려 했다.

KAIST 관계자는 “정부도 교수 증원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공공부문 전체가 조직과 예산을 줄이고 있는 마당이어서 예외를 둘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AIST 서남표 총장은 세계적인 연구 및 교육 역량을 갖추려면 2011년까지 교수 1인당 학생수를 11.7명(대학원생 기준 6.1명)으로 낮춰야 한다며 취임 직후인 2006년 9월부터 올 8월 말까지 2년간 72명의 교수를 새로 뽑았다.

올해 7월 말 기준으로 KAIST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18.4명으로 주요 경쟁 대학으로 꼽고 있는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10.1명, 스탠퍼드대 8.2명, 하버드대 8.1명에 크게 뒤지고 있다.

KAIST는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기 위해 교과부가 추진 중인 ‘WCU 프로그램’을 통해 교수를 확충하기로 하고 △새 전공 발굴 분야에 5개팀 △외국인 교원 채용 분야에 10개팀 △해외 석학 초빙분야에 6개팀을 구성해 응모했다.

KAIST 관계자는 “정부 부처 개편으로 KAIST가 과학기술부에서 교과부로 편입될 때 정부가 다른 국립대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지원 예산을 축소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그런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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