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청소로봇… 방범로봇… “포항이 고향이에요”

  • 입력 2008년 9월 9일 06시 30분


‘경북 포항시 로봇구 편리동 10번지 로봇타운.’

국내에서 유일하게 독립된 법인 형태로 지능로봇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포항지능로봇연구소(소장 염영일·경북 포항시 남구 효자동)의 주소를 재미있게 표현한 것이다.

지능을 가진 로봇으로 편리한 생활을 꿈꾸는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가 올해로 10회라는 것을 알리기 위한 것이다.

포항지능로봇연구소는 9일로 태어난 지 꼭 ‘세 살’이다. 역사는 아직 걸음마 단계지만 성과는 뛰어가는 수준이다.

미래의 로봇산업을 이끄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로봇을 사람들에게 널리 알리는 활동이 눈에 띈다.

특히 1999년부터 매년 열리는 한국지능로봇경진대회는 로봇의 세계를 활짝 열어가는 데 큰 기여를 해 왔다. 이 대회는 포스텍에서 시작됐으나 연구소 개원과 함께 이 대회도 넘어왔다.

10회째를 맞는 지능로봇경진대회는 그동안 상금으로 7억2350만 원이 지급돼 ‘로봇 꿈나무’에게 연구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동안 본선에 참가한 선수는 669팀 2000여 명에 이른다.

1회 대회 때 ‘도망가는 생쥐 로봇을 추적해 체포하는 로봇’으로 대상을 받았던 박재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로봇기술개발본부 연구원은 8일 “아직은 선진국의 로봇기술을 배워서 로봇을 개발하는 상황이지만 빨리 자체 기술과 아이디어로 로봇 산업을 주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부산대 재학 중 이 대회 참가를 계기로 로봇 연구의 길로 들어섰다.

이 대회와 함께 전국창작지능로봇경진대회(매년 8월)와 그랜드챌린지대회(매년 10월)도 연구소가 개최하는 프로그램.

내년 11월에는 30개국 2000여 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인 세계로봇올림피아드(WRO)가 열릴 예정이다.

자체 기술로 로봇을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화랑’이라고 이름 지은 사람 모양(키 150cm, 몸무게 45kg)의 지능로봇이 한창 기능을 갖춰가고 있으며 사람을 대신해 효과적으로 물속의 쓰레기를 치울 수 있는 수중청소로봇을 이미 개발해 실용화 단계에 들어갔다.

연구소 214호 실험실에서는 강태훈(36) 박사가 ‘견마(犬馬)로봇’을 만들고 있었다. 무게 40kg인 이 로봇 개는 방범이나 경비용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시뮬레이션을 통해 상대방을 위협하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된 이 로봇 개는 내년 1월 ‘실전’에 배치될 방침이다.

강 박사는 “1시간 동안 자체 동력을 통해 뛸 수 있을 정도로 성능이 좋다”며 “무엇보다 우리 기술로 개발했다는 것이 한국의 로봇 기술이 그만큼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연구소 측은 18∼21일 포스텍 체육관과 실내테니스장에서 10회 지능로봇경진대회와 함께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로봇 행사를 마련한다.

세계 최고의 과학체험관으로 알려진 미국 샌프란시스코 익스플로러토리움의 회오리치는 토네이도 등 대표적 체험프로그램 14가지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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