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들 상납명단 공개해도 단속 강행”

  • 입력 2008년 9월 6일 02시 58분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불법 성매매 업소 업주들이 그동안 자신들에게서 금품과 성 상납을 받은 경찰관 명단의 공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한 업주가 현직 경찰관 한 명을 구체적으로 지목해 파문이 커지고 있다.

장안동의 한 업주는 5일 “동대문경찰서에 근무 중인 경찰관 A 씨가 지난해 성매매 업소에서 성 상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동대문경찰서 측은 “이 경찰관이 확실히 성 상납을 받았다는 게 밝혀질 때까지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A 씨는 언론과의 접촉을 피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업주들 사이에선 “지난달 29일 자살한 업주 최 씨의 공개되지 않은 유서가 있다. 이 유서에는 경찰에게 돈 준 것보다 더한 내용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한 업주는 “이 동네 특성상 구체적인 상납 내용 같은 게 유서에 써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중구 동대문경찰서장은 “소문만으로 수사할 수는 없지만 명단이 존재한다면 압수 수색을 통해서라도 이것을 입수하고 수사도 진행할 것”이라며 “업주들에게서 상납을 받은 경찰관은 당연히 처벌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서장은 “‘명단을 공개하겠다’는 식의 이야기는 집중 단속을 처음 시작한 7월 말부터 나왔다”며 “명단을 공개한다고 해서 단속이 멈춰지거나 강도가 약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열리기로 돼 있던 업주들의 대책회의는 오후 늦게까지 열리지 않았다. 한 업주는 “최근 장안동 관련 뉴스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업주들도 부담을 많이 느낀다”며 “업주들 간에 연락도 예전처럼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이진아 동아닷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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