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조국 우간다 재건의 꿈, 한국에서 배워 갑니다”

  • 입력 2008년 7월 18일 06시 47분


한남대 린튼글로벌칼리지에서 교환학생으로 공부하고 있는 우간다 출신의 이키얏 크리스틴(25) 씨는 요즘 지난 10개월에 대한 감회로 가슴이 벅차다.

학업을 포기해야 할 처지에 한남대의 도움으로 한국에서 유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가난과 질병과 기아의 상징인 아프리카 우간다의 소녀가장이었다. 14세의 나이에 내전으로 일부 가족과 직업을 잃고 실의에 빠진 아버지 대신 가정을 이끌었다.

크리스틴 씨는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고교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치고 우간다 최고 대학인 마케레레 국립대학에 합격했으나 수업료를 감당할 수 없어 장학생으로 쿠미대에 입학했다. 쿠미대는 1999년 한국인이 세운 아프리카 최초의 기독교 종합대학.

이 대학 이상철 부총장은 크리스틴 씨를 인재로 키우고 싶었다. 그래서 자매대학인 한남대에서 공부할 기회를 주기로 하고 그의 가족에게도 많지는 않지만 그를 대신해 부양비를 지원해 주기로 했다.

한남대는 수업료와 기숙사비를 면제해주고 특별 장학금과 기본 생활비도 마련해 줬다. 학생들은 밤잠을 줄여가며 크리스틴 씨의 수업과 과제 준비를 도왔다. 교직원과 조교들은 학용품과 옷가지 등의 생필품을 구입해 전달했다.

“여기에서 비로소 인생의 꿈과 목표를 정할 수 있었어요. 가족같이 보살펴준 한남대 식구들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아요.”

귀국 한 달을 남긴 크리스틴 씨는 “쿠미대에서 전공한 사회개발학을 더욱 열심히 공부해 정부 기관에서 일하면서 우간다 재건을 돕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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