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침묵의 광주

  • 입력 2008년 6월 3일 06시 47분


하계U대회유치 실패후 ‘재도전 여부’ 일절 함구

차기신청 해외도시 동향-시장선거가 최대 변수

2013년 하계 유니버시아드(U)대회 유치에 고배를 마신 광주시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민들의 관심은 당장 2015년 하계 U대회 유치에 다시 도전할지에 쏠리고 있지만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2일 오전, 광주시 관계자들은 대부분 함구로 일관했다.

유치 실무를 맡은 도시마케팅본부 측은 “유치 성공을 전제로 최선을 다했을 뿐 실패했을 때를 대비한 어떤 시나리오도 준비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동안의 굵직한 국제행사 도전 사례에서 보듯 ‘재도전 선언’은 국내외 상황과 정부 차원의 논의를 거쳐 나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도전 끝에 지난해 유치에 성공한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엑스포)의 경우 2002년 12월 3일 1차 도전에 실패한 이후 한 달이 지난 2003년 1월 15일 정부 경제장관회의를 통해 재도전 의사가 공표됐었다.

또한 해외 도시들의 U대회 유치 신청 동향도 고려해야 할 변수.

도시기반 및 경기시설 측면에서 정상급으로 분류되는 독일 함부르크가 다음 대회에 유치신청을 낼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동안 세 번의 실패를 경험한 대만의 동향도 주목할 대상이다.

함부르크는 도시 자체의 인지도 및 경쟁력 측면에서 앞선 데다 이번에 실감한 유럽권 집행위원 13명의 힘을 고려할 때 아무래도 광주로서는 버거운 상대라는 평이다.

또 대회 유치 여부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무관할 수 없는 박광태 시장에게 2015년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것도 문제다. 2013년은 박 시장이 ‘3선 도전’에 성공할 경우 임기를 화려하게 마무리할 수 있지만 2015년은 그 바깥에 있다. 이 때문에 당장 유치 실패 부담을 안은 그가 다시 신발 끈을 고쳐 맬지 두고 봐야 한다는 것.

김윤석 경제부시장은 “다른 광역단체들은 이미 국제대회 경험들이 있지만 광주는 한 번도 없지 않느냐. 벌써 도전했어야 했고 쓰라린 맛도 진작 봤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역시 재도전 여부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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