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 의문사’ 복어독 검출

  • 입력 2008년 5월 30일 02시 58분


경찰 “숨진 의사가 中약품사 직원에게 구입”

지난달 제2중부고속도로 갓길에서 숨진 채 발견된 40대 남자 2명 가운데 박모(47·골프의류 판매업체 대표) 씨의 시신에서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 독에서 추출되는 맹독 성분이다. 이 물질은 박 씨가 마신 홍삼드링크 병에서도 나왔지만 함께 숨진 김모(49·의사) 씨의 시신과 드링크제 병에서는 검출되지 않았다.

경기 광주경찰서는 “박 씨의 시신과 주유소 화장실에서 발견된 주사기, 주삿바늘, 캡슐, 드링크제 병에서 테트로도톡신이 검출됐다. 테트로도톡신 때문에 박 씨가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29일 밝혔다.

또 경찰은 “의사 김 씨가 숨지기 3일 전인 지난달 24일 중국 다롄(大連)의 약품회사 직원에게 500만 원을 송금하고 테트로도톡신을 구입했다”고 밝혔다.

김 씨는 2006년 말에도 같은 방법으로 테트로도톡신 1mL를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테트로도톡신은 복어 독에서 추출되는데 성인 치사량이 0.4mL에 불과할 정도로 독성이 강하다. 주로 동물 실험 때 사용되며 최근에는 국소마취제나 말기 암 환자용 진통제로도 쓰인다.

경찰은 두 사람의 몸에서 주삿바늘 자국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보아 주사기로 테트로도톡신을 홍삼드링크제에 넣어 마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 씨의 시신과 드링크제 병에서는 테트로도톡신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경찰은 “아주 적은 양일 경우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계속 분석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이성호 기자 star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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