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 원대의 재산을 가진 60대 여성이 필리핀에서 총을 맞고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박모(67) 씨가 지난달 3일 오후 8시 반경 필리핀 바탕가스 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나의 사망 원인이 의심된다’며 남동생이 진정서를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머리에 실탄 두 발을 맞고 숨졌다. 필리핀 돈 5만1700페소(약 100만 원)가 들어 있는 가방을 갖고 있었다.
박 씨는 한 달 일정으로 딸 서모(40) 씨와 함께 3월 30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사건 당일 오후 6시 반경 필리핀 마닐라의 호텔에서 딸과 헤어진 뒤 110km가량 떨어진 바탕가스 주 도로변에서 변시체로 발견됐다.
숨진 박 씨는 서울 남대문 상가 주변에서 노점을 하며 번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150억 원대의 골프연습장을 포함해 200억 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박 씨는 십수 년 전 남편과 이혼했는데 재산 상속 문제로 딸과 박 씨의 남동생이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남동생은 “당초 누나의 유언장에는 상속인이 나와 외손녀였는데 최근 두 딸로 바뀌었다. 누나의 죽음에 딸이 연관이 되었는지 의심된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 씨는 어머니 살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경찰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의 전남편과 두 딸을 출국 금지했다. 다른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의 국제전화 통화 기록과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