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억대 女 재력가 필리핀서 총기피살

  • 입력 2008년 5월 2일 02시 59분


유언장 가족분쟁 여부 수사

200억 원대의 재산을 가진 60대 여성이 필리핀에서 총을 맞고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일 “박모(67) 씨가 지난달 3일 오후 8시 반경 필리핀 바탕가스 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나의 사망 원인이 의심된다’며 남동생이 진정서를 제출해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머리에 실탄 두 발을 맞고 숨졌다. 필리핀 돈 5만1700페소(약 100만 원)가 들어 있는 가방을 갖고 있었다.

박 씨는 한 달 일정으로 딸 서모(40) 씨와 함께 3월 30일 필리핀으로 출국했다. 사건 당일 오후 6시 반경 필리핀 마닐라의 호텔에서 딸과 헤어진 뒤 110km가량 떨어진 바탕가스 주 도로변에서 변시체로 발견됐다.

숨진 박 씨는 서울 남대문 상가 주변에서 노점을 하며 번 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150억 원대의 골프연습장을 포함해 200억 원대의 재산을 모았다.

박 씨는 십수 년 전 남편과 이혼했는데 재산 상속 문제로 딸과 박 씨의 남동생이 다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남동생은 “당초 누나의 유언장에는 상속인이 나와 외손녀였는데 최근 두 딸로 바뀌었다. 누나의 죽음에 딸이 연관이 되었는지 의심된다”며 경찰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서 씨는 어머니 살해 사건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경찰에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박 씨의 전남편과 두 딸을 출국 금지했다. 다른 가족을 포함한 주변 인물의 국제전화 통화 기록과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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