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성폭행’ 충격에 피해자 진술 꺼려

  • 입력 2008년 5월 1일 20시 20분


대구 초등학교의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해 경찰과 교육당국이 본격적인 진상조사에 들어갔다.

어린이들이 관련된 사안이어서 경찰과 교육당국은 최대한 신중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대구서부경찰서는 1일 성폭행 가해자로 파악된 초등학생 6명과 인근 중학생 5명을 조사했다.

이들은 지난달 21일 오후 5시 경 초등학교와 가까운 중학교의 구석진 잔디밭에서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 8명을 성폭행했다고 경찰에서 말했다.

영문을 모른 채 같은 또래 남학생을 따라 온 여학생들은 중학생과 초등학교 고학년의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집단 성폭행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학교의 협조를 얻어 피해 여학생을 조사하고 있지만 1명만 성폭행 당했다고 인정했다. 나머지 학생과 부모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서부경찰서 관계자는 "진상파악도 중요하지만 어린 아이들에 관련된 사안이라서 적극적인 조사를 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피해 입은 여학생을 보호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은 이날 장학사와 성교육전문가 등 9명으로 구성된 감사반을 남부교육청과 해당 학교에 보냈다.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수사기관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이번 사건의 정확한 전모와 피해실태 등을 숨김없이 밝혀야 한다"며 "범람하는 인터넷 음란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단이나 특별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민주당도 이날 김상희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대구 어린이 성폭력 사건 조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첫 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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