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해수욕장 14곳 기름허용치 초과

  • 입력 2008년 4월 19일 02시 58분


국토부 조사… 개장전 추가방제 필요

연안지역 어류는 모두 먹어도 안전

기름유출 사고로 피해를 본 충남 태안군의 해수욕장 중 절반 가까이는 모래밭에 기름 성분이 남아 올여름에 문을 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어패류는 구름포 지역의 굴을 제외하면 대부분 식용으로 안전한 것으로 판명돼 18일부터 태안군 연안에서 어선들의 조업이 전면 재개됐다.

국토해양부는 18일 이런 내용의 ‘허베이스피릿호(號) 기름오염 사고 관련 해양오염영향조사 1차 중간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 기름으로 오염됐던 태안군 해수욕장 29곳 중 14곳(48%)의 모래 속 바닷물의 기름성분 농도가 3월 27일 기준으로 허용 기준치인 10ppb(1ppm의 1000분의 1)를 넘었다.

허용 기준을 초과한 해수욕장은 만리포 구례포 신두리 신노루 구름포 의향리 천리포 방주골 모항항 어은돌 파도리 청도대 밧개 꽃지 등. 반면 현재 상태로 개장이 가능한 해수욕장은 벌말 사창 등 15곳. 해수욕장의 바닷물에서는 기름 농도가 모두 기준치를 밑돌아 해수욕을 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김원민 국토부 해양환경정책관은 “해수욕장 개장 여부는 1차 조사 결과에 6월 말까지 진행될 추가 조사 결과를 종합해 태안군이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넙치, 도다리 등 피해 지역 연안에 사는 어류는 모두 먹는 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태안지역에서 많이 생산되는 굴은 구름포에서 채취된 것만 기준치를 넘었고 나머지 지역의 굴은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사 결과에 대해 이 지역 주민들은 크게 낙심하는 분위기다.

만리포해수욕장이 있는 소원면 모항3리 이희열 이장은 “오염에 민감한 흑비단고동이 전멸한 뒤 되살아나지 않고 이즈음이면 해안을 뒤덮어야 할 갈매기도 거의 보이지 않아 오염이 아직 심각하다는 생각을 해온 터였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충남도와 태안군은 4월 말까지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5월에는 주변 암석해안을 중심으로 방제를 끝내고 해수욕장을 개장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충남도 유류피해대책본부 관계자는 “국토부 조사 시점이 3월 말인 만큼 목표대로 개장하기 위해 방제 속도를 더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태안=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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