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 ‘한마음 콜’ 택시 파행운행

  • 입력 2008년 3월 27일 05시 46분


단말기 고장 잦고 수리 안돼 각종 서비스 먹통

시스템 구축 업체 특혜 의혹… 검찰에 수사 의뢰

대구시가 상당한 예산을 지원한 브랜드택시인 ‘한마음콜’ 운행 사업에 문제점이 많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는 26일 이 브랜드택시 시스템 구축업체인 W정보시스템을 사기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특혜의혹 등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한편 사업자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브랜드택시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이용해 호출서비스와 신용카드 및 교통카드 결제, 현금영수증 발급 등이 가능한 택시. 대구시는 이를 위해 14억 원을 지역 택시업계에 지원했으며 사업자로 선정된 W정보시스템은 브랜드택시 1240대에 단말기와 신용카드 결제기 등을 설치했다.

▽이름뿐인 브랜드택시=대구시에 따르면 W정보시스템은 7일부터 무선망 정비센터 영업을 중단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 부족으로 정비센터를 폐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브랜드택시에 설치된 단말기 고장 등을 수리하기 위해 무선망 정비센터를 이용하는 택시 운전사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지역 B법인택시 소속 브랜드택시 운전사인 박모(40) 씨는 “단말기가 고장 났지만 수리를 받지 못해 아예 단말기를 끈 채 운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랜드택시의 파행적인 운행으로 도입 당시 내걸었던 ‘호출 후 5분 내 도착’ 서비스 약속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

대구시는 이 업체가 운용 중인 무선 시스템이 오류가 잦고 사후 관리 부실로 택시 운전사들이 약속한 지점에 도착한 뒤 승객과 제대로 연결이 되지 않는 일이 많은 편이었다고 밝혔다.

▽불편한 택시 이용=브랜드택시에 가입한 지역 택시는 총 1240대.

하지만 브랜드택시의 하루 평균 호출은 1500여 건으로, 대당 호출이 하루 평균 1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률이 낮다.

무선호출시스템 불안정으로 콜 센터와 브랜드택시 간 무선망 연결이 쉽지 않은 데다 단말기 에러가 잦아 신용카드 결제에도 시간이 걸리는 등 이용에 불편이 많기 때문이다.

주부 이신자(45) 씨는 “브랜드택시를 이용하고 신용카드로 요금을 지불하려 했으나 운전사가 ‘단말기 작동이 잘 안 된다’며 카드 대신 현금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대구시에 접수된 택시 이용객들의 교통불편 신고는 월평균 120여 건으로 이 가운데 10% 정도가 브랜드 택시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 및 수사 의뢰=대구시에 의해 고발된 W정보시스템은 브랜드택시 사업자 선정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과 함께 시스템에 사용된 소프트웨어가 불법 복제 프로그램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무선단말기 사업 경험이 없던 이 회사가 선정 과정에서 사업 경험이 풍부한 8개 입찰업체를 제치고 선정되자 특혜 의혹이 제기돼 왔다.

대구시는 사업자를 교체하기로 하고 대구법인택시조합 측이 W정보시스템과 맺은 계약을 해지하도록 통보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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