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씨 비자금 내용 담긴 비망록 있다”

  • 입력 2008년 3월 8일 02시 52분


前비서관 “통장과 함께 보관… 피소후 돌려줘”

박철언 전 정무장관이 차명으로 관리하던 계좌 10여 개와 비자금 관련 내용 등을 담았다고 추정되는 비망록 20여 권이 존재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1991∼1999년 박 전 장관의 비서로 근무했던 강대신 씨는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장관으로부터 소유권을 넘겨받아 사용하던 서울 마포의 오피스텔을 임대해주고 2000년 이삿짐을 싸는 과정에서 통장과 비망록이 들어있는 가방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강 씨는 “통장은 모두 차명 계좌였고 비망록은 박 전 장관이 자필로 썼는데 통장의 금액과 비망록의 자세한 내용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가방을 바로 돌려주지 않다가 2001년 박 전 장관 측으로부터 절도와 횡령 혐의로 고소당해 구속됐다. 수원지법은 강 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당시 박 전 장관 측은 “오피스텔은 강 씨에게 명의신탁을 맡겼을 뿐인데 강 씨가 마음대로 집기를 다른 곳으로 옮겼고 임대까지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강 씨는 “이 오피스텔은 박 전 장관의 전 보좌관 김모 씨가 갖고 있던 (박 전 장관의) 자금을 받아내 돌려준 대가로 받았다”고 반박했다.

강 씨는 1심 재판 후 비망록과 통장을 박 전 장관 측에 돌려주고 합의한 후 보석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강 씨는 “억울하게 감옥살이를 했으며 재판 당시 비망록 내용에서 비자금 관련 부분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재판 기록을 법원에 요청해 검토한 후 12일쯤 당시 상황을 공개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 전 장관의 보좌관은 “비망록에는 비자금 관련 내용이 없었으며 비망록 내용은 2005년에 낸 회고록에 이미 공개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김기현 기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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