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국군체육부대 이어 서울대병원 연수원도 유치

  • 입력 2008년 2월 5일 05시 57분


문경시 “정성이면 되더라”

경북 문경시가 국군체육부대(상무부대)에 이어 서울대병원 연수원을 유치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문경시와 서울대병원 측은 4일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서 연수원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서울대병원 측이 300억 원을 들여 짓는 연수원은 문경읍 마원리 온천관광지 내 3만3000여 m²의 터에 들어선다.

이 연수원이 2010년 완공되면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서울대 어린이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 근무하는 의사 1740여 명 등 전체 직원 8500여 명의 교육장과 휴식공간으로 사용된다.

문경시는 이 연수원을 유치하기 위해 서울대병원 측이 ‘감동’하도록 만반의 준비를 했다.

신현국 문경시장은 지난해 3월 서울대병원이 지방에 연수원을 건립하려 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유치 작전’에 나섰다. 서울대병원 측은 당초 강원지역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4월 국군체육부대가 몇몇 지방자치단체의 치열한 경쟁 끝에 뒤늦게 유치에 나선 문경으로 이전하게 된 과정과 비슷했다.

연수원이 들어설 곳은 국군체육부대가 이전할 호계면 견탄리에서 자동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다.

문경시는 서울대병원 측에 현장 답사를 요청해 지난해 5월 병원 관계자들이 지역을 처음 찾았다.

이어 신 시장이 직접 서울대병원을 찾아 교통 등 문경의 입지조건과 문경새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 등을 강조하며 유치를 위한 노력과 정성을 보여줬다.

문경시는 서울대병원 실무자들이 후보지를 몇 차례 방문할 때마다 문경의 자랑인 전통도자기를 활용해 차를 마시며 회의를 해 호감을 얻었다.

또 문경의 매력과 시의 유치 의지를 담은 파워포인트 자료를 정성껏 만들어 신 시장이 직접 서울대병원 측에 설명하는 한편 수차례 병원을 방문해 ‘준비된’ 모습을 보여줬다.

조선시대 영남지방의 선비와 상인 등이 당시 한양(서울)을 오갈 때 지나던 문경새재의 전통을 간직한 문경지역이 연수원 자리로 최적지라는 점을 깊이 각인시킨 것이다.

성상철(60) 서울대병원장은 “문경새재 등 역사문화 환경이 좋고 분위기도 쾌적한 데다 문경시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에 따라 이곳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문경시는 지난해 “포기하는 게 낫다”는 안팎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국군체육부대 유치에 나서 접근성과 훈련 여건, 유치 의지, 구성원 선호도에서 모두 100점을 받아 유치에 성공하는 뚝심을 발휘했다.

신 시장은 “이번에도 문경이 폐광지역 이미지를 완전히 씻어내고 스포츠와 문화관광 도시로 발전하는 모습을 적극 설명했다”며 “서울대병원의 높은 위상이 문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경시는 서울대병원의 직원과 입원 환자가 먹는 식품 재료를 공급하는 방안도 병원 측과 의논할 계획이다. 또 주민들을 위한 의료봉사나 진료예약 등 의료서비스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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