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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월 8일 02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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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화재로 냉동창고 안 건축자재로 쓰인 우레탄폼과 스티로폼 등이 타면서 유독가스가 발생해 많은 희생자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노삼규 광운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우레탄폼과 스티로폼은 화재 발생 시 심각한 유독가스를 배출하는 건축자재”라며 “이로 인해 사상자가 더욱 늘어났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적극적인 진화와 구조작업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불이 난 지하 1층이 축구장 2배 정도인 2만3338m²(가로 180m, 세로 127m)에 달해 참사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유독가스를 지닌 연기가 퍼질 경우 출입구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서 작업 중이던 사람들의 상당수는 빠져나오는 과정에서 질식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냉동창고의 출입구는 14개였지만 화재 발생 소식을 들은 작업 인부들이 재빨리 출입구를 찾지 못했을 것이라는 추정도 나오고 있다. 냉동창고의 구조 자체가 복잡하고 유독성 연기까지 자욱해 사고 현장은 출구를 제대로 찾을 수 없는 거대한 미로로 변해버려 사상자 수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다는 얘기다. 이천소방서 관계자는 “구조되거나 탈출한 인부들은 출입구 쪽에서, 사망자와 실종자들은 건물 안쪽에서 작업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용접도구와 액화석유가스(LPG)통 등이 함께 있어 ‘화약고’나 다름없었던 사고 현장 상황도 피해를 키웠다. 연쇄 폭발로 불길이 쉽게 잡힐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날 화재 현장의 일부 생존자들은 “불이 순식간에 번지고 폭발이 이어지면서 생존자들이 튕겨 나왔다”고 말했다.
진화에 나선 소방 관계자들은 화재 발생 당시 자체 진화 장비가 제대로 가동되지 않은 점도 지적했다. 당시 화재가 발생한 냉동창고에서는 기본적인 화재 대비 장비인 스프링클러도 작동하지 않았던 것으로 조사된 것.
최진종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화재 발생과 거의 동시에 연쇄 폭발이 일어나면서 스프링클러 등 내부 소방시설이 망가져서 진화가 더욱 어려웠고 피해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천=김상운 기자 sukim@donga.com
이세형 기자 turt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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