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정시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다윈진화론-역사진보론

  • 입력 2007년 12월 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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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정시논술이다. 한 달 남짓 남은 기간, 논술에 대비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기출문제를 통해 드러난 논술시험의 최신 경향을 학습하고 이를 실전에 적용해 보는 훈련을 하는 것이다. 학림논술과 유레카논술이 공동 기획한 ‘정시논술, 이것만은 알아두자’ 시리즈를 지면과 온라인(easynonsul.com) 강의로 특집 편성한다.

각 대학 논술시험에 최근 빈번하게 출제되는 핵심 주제들을 한눈에 정리하고, 거기서 뽑아낸 인문·사회학적 개념을 통합교과적으로 적용해보는 마지막 도상연습을 해보자.

▶지난 주 출제된 논제에 대한 첨삭지도는 easynonsul.com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학림논술-유레카논술 공동기획》

■개요

비교 요약 추리 반론…이 교과 저 영역 자유자재로 넘나들자

새로운 입시 체제에서 논술시험의 화두는 ‘통합교과형 논술’이다. 통합교과형 논술은 기존의 논술과는 다른 유형으로 출제되므로 수험생의 학습법도 달라져야 한다.

우선 각 교과목을 단순 암기하는 학습법에서 벗어나야 한다. 교과목의 벽을 넘나드는 ‘통섭(統攝)적 공부’, 즉 한 과목에서 배운 지식을 다른 과목의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 ‘영역 전이적(interdisciplinary)’ 학습능력이 필요하다. 가령 인문학적 지식을 사회학적 문제에 적용하거나, 시(詩) 작품을 역사와 관련지어 이해할 수 있는 등 교섭 지점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사탐영역의 통계자료나 수학의 수리적 개념을 언어적 의미로 전환하는 훈련을 꾸준히 해야 한다.

특히 통합교과형 논술은 ‘다(多)문항 다(多)논제 세트’라는 것에 유념해야 한다. △특정 제시문을 요약하게 한 뒤 그것을 바탕으로 다른 제시문의 논지를 비판하라는 ‘비교 분석형’과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서술하는 ‘논증형’ 문제로 점차 심화되는 형식을 가진 ‘다단계 심화형’으로 문제가 주로 출제된다.

이러한 다문항 논술은 요약능력, 비교분석논리력, 반론능력, 추리능력, 문제해결능력, 표현력 등 종합적 사고력을 측정하면서도 채점의 객관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논술고사의 가장 일반적인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최신 출제 주제

다윈 진화론-역사 진보론 공통점과 차이점은 뭘까

1859년 세상에 나온 ‘종의 기원’. 이 한 권의 책은 생물 종에 대한 세상의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 책의 저자인 다윈은 지구의 여러 가지 환경 요인이 변화함에 따라 생물 종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다윈은 당시 유행하던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와 종이 변하는 원인을 설명했다.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 나타나는 ‘적자생존의 원리’를 통해 종의 변화를 설명한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은 ‘인구는 등비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반면 식량은 단지 등차급수적으로 증가한다(2008 경희대 2차 모의논술)’고 주장한 맬서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다.

다윈의 이론은 기본적으로 다음과 같은 추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①개체들 사이에는 유전적 특징에 약간의 변화가 있다.

②개체군은 실제로 생존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손을 생산하는 경향이 있다.

③변이 중에 어떤 특징은 개체의 생존과 생식에 이점을 준다.

④이런 이점을 가진 개체들은 더 많은 후손을 낳게 될 것이고 그것은 그들 스스로를 다른 종보다 더 잘 생존하고 생식하게 한다.[고등학교 생물, 금성출판사]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다윈에게 있어 자연선택 과정을 통한 진화는 일반적인 진보라는 의미를 갖게 된다.

만일 어떤 유기체에게 유용한 변이가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러한 특징을 가진 개체는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을 가장 좋은 조건에 놓이게 될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확고한 유전의 원리에 따라 그 개체들은 비슷한 특징을 지닌 자손을 낳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이러한 보존의 원리 또는 최적자의 생존을 일컬어 나는 ‘자연선택’이라고 부른다. 자연선택은 각각의 생물을 그 유기적·비유기적 생존 조건과의 관계에서 개량함으로써 그것들을 진보로 이끈다.

[2008 연세대 2차 모의논술]

현대에 와서는 진화를 ‘유전자 풀(pool)의 변화’로 설명하는 경향이 있다. 유전자 풀은 한 집단의 모든 개체가 보유하고 있는 유전자의 모임을 말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진화는 생물체 개개의 단위로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집단을 단위로 해서 일어난다.

산업화 시기 영국의 산업도시에서 발견된 후추나방의 빈도수 변화가 이를 잘 실증하고 있다. 환경오염이 심각하던 1900년대 초 영국의 산업 중심부에서는 주로 짙은 색의 후추나방이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후 환경을 되살린 결과 밝은 색의 후추나방 빈도수가 다시 증가하였다. 이는 환경의 변화에 의해 집단의 유전자 풀이 변화되었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이 궁금해진다. 다윈의 이론에 의하면 두 번째 단계의 검은색 나방은 진보한 것인데, 세 번째 단계에서는 오히려 흰색나방이 진보한 것이 된다. 이와 같은 모순된 현상 때문에 스티븐 제이 굴드는 ‘풀 하우스’라는 저서를 통해 “진화는 일반적 진보가 아니라 국지적 적응일 뿐”이라고 주장하게 된다.

이러한 국지적인 적응의 어떤 면도 일반적 진보(이 모호한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든지)를 보증하지 않는다.…

환경이 생물에 진보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방향으로 계속 변해 가는 일은 가능하지 않다. 어느 지역에서건 지역적인 환경 변화는 지질학적 연대에 따라 무작위적으로 일어난다. 바다에 잠겼던 곳이 육지가 되기도 하고 육지가 물에 잠기기도 하며 날씨가 추워지기도 하고 더워지기도 한다. 생물이 자연선택에 의해 그 지역의 환경 변화를 따라가는 것이라면 그 지역 생물의 진화적 변화도 당연히 무작위적일 수밖에 없다.[2008 연세대 2차 모의논술]

그런데 최근의 통합교과형 논술에서는 이러한 자연과학적 논의를 인문·사회과학 영역과 결합시킴으로써 ‘역사도 진보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과 결합시킨다.

그중 역사가 일정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간다는 이론이 허버트 스펜서(1820∼1903·영국)에 의해 주창된 ‘사회진화론’이다. 그는 주저인 ‘종합철학체계’에서 사회유기체론적 관점에서 생물학의 자연도태 논리를 사회도태 논리에 적용한다. 자연에서의 적자생존처럼 사회에서도 사회도태가 발생하고 경쟁에서 생존한 자들의 역사는 진보해 나간다는 것이다. 이 이론은 이분법적 사고에 근거해 사회는 전근대의 시대에서 근대의 시대로 발전한다고 본다.

집단적 통일의 공고함의 정도 여하에 따라 흥폐존망이 양극으로 나뉘었다. 이렇게 집단생활의 여러 단계를 골고루 밟는 동안에 감정의 순화(醇化)와 지능의 속달(速達)을 이룬 자가 문화의 강자로 세계에서 큰 체를 하게 되었다. 이것이 곧 우주의 생명력이 점차로 개현(開顯)되어 가는 정당한 순서에 부합하는 까닭이다.

[2008 연세대 2차 모의논술]

물론 역사는 진보하는 것이 아니라 후퇴해 왔다는 논리도 등장한다. 연세대의 같은 문제에서 ‘소강의 사회는 그 이전의 대동사회보다 후퇴한 사회’라고 본 공자의 견해가 대표적인 사례다. 한편 오스발트 슈펭글러(1880∼1936·독일)가 저서 ‘서구의 몰락’에서 주장한 것처럼, 역사는 유기체와 같이 탄생, 성장, 소멸을 반복할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즉 역사는 순환할 뿐이라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명체는 자연선택을 통해 진화한다’는 주장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를 알아보고 그 견해를 바탕으로 사회· 역사를 분석하는 시각들을 살펴보았다.

올해 들어 논술시험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특징은 ‘통합교과형’이라는 화두를 내세워 과목 간의 끊임없는 영역 전이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수험생은 하나의 주제 혹은 관점을 다른 영역의 주제 및 관점과 대응시켜 비교 분석하는 능력을 기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생각해보기

1. 다윈과 굴드의 주장에 의거해서 위 도표에 나타난 변화를 설명하고, 두 주장이 가진 논점의 차이를 분석해 보자.

2. ‘역사는 진보한다’는 견해에는 인류 역사의 발전에 관한 어떤 주장이 담겨 있다. 이 주장이 생물 진화에 대한 다윈의 주장과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을 보이는지 생각해 보자.

3. 위의 논의들을 참고로 하여 ‘역사는 진보해 왔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논리적으로 구성해 보자.

이갑식 학림논술연구소 인문계 팀장

최신 개념 적용해 보기

■ 지식격차 가설

“경제력의 차이가 고스란히 교육의 차이로 나타난다”

(중략) 매스커뮤니케이션은 실제로 각기 다른 사회계층 구성원들 간의 격차를 증가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지식격차 가설(knowledge gap hypothesis)’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현상을 처음 언급한 티치노어 외 2인의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사회 시스템에 주입된 매스미디어 정보가 증가하면,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계층은 이러한 정보를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계층보다 빠른 비율로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런 집단 간의 지식격차는 감소하기보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고 낮음에 상관없이 사람들의 지식은 추가 정보 유입에 의해 증가되지만,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사람들의 지식이 더 많이 증가된다고 이 가설은 예측한다. [2008 숙명여대 모의논술]

지식격차가설의 이론적 배경은 △‘자본주의에서의 미디어는 자본가 계급이 자신들의 헤게모니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라는 마르크스주의적 미디어 이론과 △‘매스미디어에 의해 생산되고 전파되는 정보나 지식은 상이한 계층에 어느 정도 상이하게 전달된다’는 자유주의적 다원론의 미디어 이론에 바탕을 두고 있다.

초기의 지식격차가설은 1970년 ‘매스미디어와 지식의 차별화 된 성장(Mass Media and Different Growth in Knowledge)’이란 논문을 통해 처음 발표된다. 논문은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사회시스템에 주입된 매스미디어 정보가 증가하면, 높은 사회경제적 지위를 가진 계층은 이러한 정보를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에 있는 계층보다 빠른 비율로 습득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집단 간의 지식격차는 감소한다기보다는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렇듯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교육의 정도와 경제력의 차이에 기인한다. 교육의 정도가 높으면 특정주제에 관한 지식을 습득하는 속도가 교육을 덜 받은 사람보다 빠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경제력의 차이는 고스란히 교육의 차이로 전이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 사실판단과 가치판단

진리인식은 ‘존재의 學’… 해야할 바 밝히는 ‘당위의 學’…

[A] 있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밝히기를 목적으로 삼는 탐구, 즉 진리의 인식 그 자체를 목표로 삼는 학문과, 마땅히 있어야 할 세계 또는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바를 밝히고자 하는 연구, 즉 올바른 실천을 궁극의 목적으로 삼는 학문을 서로 영역이 다른 두 가지 분야의 소속으로 보는 것은 아리스토텔레스 이래의 전통이다. 만약 전자를 ‘존재의 학(學)’ 또는 ‘사실의 학’이라고 부른다면, 후자를 우리는 ‘당위의 학’ 또는 ‘가치의 학’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존재의 학’의 문제는 스스로 있는 사실에 관한 것들임에 반하여, ‘당위의 학’의 문제들은 사실 판단임에 반해, 실천에 관한 물음의 대답은 가치 판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성질의 것들이다. [김태길, ‘윤리학’]

[B] 사실 문제는 객관적이고 신뢰할 만한 자료가 있으면 해결이 가능하지만, 가치 문제는 그렇지 않다. 셋째 단계로, 사실 문제의 경우에는 문제 해결에 필요한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가치 문제라면 어느 가치가 우선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 때, 인간의 존엄성, 자유, 평등과 같이 인간 사회의 보편적이고 영원한 가치가 특수하고 일시적인 가치보다 중시되어야 한다. 또한, 공공의 이익을 중시하는 사회적 가치가 개인적 가치보다 우선해야 할 것이다. 넷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을 모색해 보고, 그 결과를 예측해 본다. 이때, 단기적인 결과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결과까지도 고려해야 한다. 다섯째 단계에서는 여러 대안 중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 것을 선택하고 이를 실천에 옮긴다. [2008 건국대 1학기 수시 논술]

사실이란 주관이 개입되지 않는, ‘존재’와 관련된 것이다. 사실이라는 것은 실제로 일어난 사건과 현상을 말하며, 경험을 통해 그 옳고 그름을 알 수가 있다. 다시 말해, 사실은 객관적으로 이해되고 실증적으로 검증된다. 따라서 사실판단은 ‘실제 세계에 있는 사건과 대상에 대한 진술’이므로, 진위를 경험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명제들이 이에 해당한다.

반면 가치란 주관이 개입되는, ‘당위’와 관련된 것이다. 가치란 추상적이고 이상적인 개념이며, 규범적으로 옳고 그름을 알 수 있는 것이다. 가치는 주관적으로 이해되고 철학적으로 검증된다. 따라서 가치판단은 ‘사실에 대한 주관적 가치를 담은 의견을 나타내는 것’을 말한다. 즉 어떤 현상에 대해 그것이 올바르고 바람직한 것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주장이다.

가치판단은 일반적으로 3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개인은 자신의 처지와 선호, 욕구에 따라 가치를 판단한다는 ‘개인적 맥락’ △집단의 가치를 표준으로 하여 가치가 결정되는 ‘표준적 맥락’ △개인과 특정 집단의 가치를 초월하여 이상적 상태에 도달하기 위한 ‘이상적 맥락’이 그것이다.

김종두 학림논술연구소 상임연구원

세서미 스트리트의 평소 시청량과 가정 환경에 따른 아동의 성취 점수 비교
-평소 시청량에 따른 집단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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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빈곤한 가정의 아동프로그램 시청 전(前) 점수시청 후(後) 점수-7695-84113-87137-97144
○ 부유한 가정의 아동프로그램 시청 전(前) 점수시청 후(後) 점수 -95125-102140-113153-110155
세서미 스트리트(Sesame Street): 1969년 처음 방송된 텔레비전 교육 프로그램. 빈곤 계층 미취학. 어린이들을 위한 미국 정부의 헤드 스타트(Head Start) 프로그램 의 일환으로 추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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