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소외와 학살이 없는 세상을 위하여…

  • 입력 2007년 11월 30일 0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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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인권을 주제로 한 문화행사가 잇따라 열린다.

올해로 12회째를 맞는 ‘인천인권영화제’가 12월 6∼9일 경인전철 주안역 인근의 ‘영화공간 주안’ 내 주안영상미디어센터 상영관에서 펼쳐진다. 노동현장과 성폭력, 장애인 등을 주제로 찍은 30여 편의 독립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또 젊은 미술작가들이 운영하는 ‘스페이스 빔’(동구 창영동)은 12월 1∼7일 인천 월미도 네이팜탄 폭격사건, 강화도 민간인 학살사건 등과 관련된 전쟁 다큐멘터리 사진을 전시하는 ‘코리아 제노사이드’를 연다.

○ 인권영화제

‘인권사랑방’ 주도로 1996년부터 시작된 이 영화제의 올해 주제는 ‘세상의 모든 비를 만나다’이다.

외면과 차별을 상징하는 온갖 ‘비’를 맞으며 살아가는 소외계층의 삶을 5∼110mm 필름에 담은 영상물이 출품된다.

영국의 ‘고스트’, 캐나다의 ‘사랑의 정치’, 일본의 ‘전쟁 기지 필요 없다’ 등 해외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도 상영된다.

6일 오후 7시 개막작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애환을 담은 130분짜리 다큐멘터리 영화 ‘2007 이랜드’.

장애인을 다룬 픽션 영화 ‘그림의 떡’, 레즈비언 이야기인 ‘이반 검열 두 번째 이야기’, 영국에 밀입국한 중국인의 삶을 드라마로 엮은 ‘고스트’도 상영된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6개 작품이 출품된다. ‘임을 위한 행진곡’ ‘민주 햇살’ 영상물에는 신경림, 황석영, 백기완 씨가 시를 쓰거나 작사를 한 음악이 깔린다.

폐막일을 제외하고 매일 10편 안팎의 영화가 오후 1∼9시에 상영된다. 폐막일(12월 9일) 상영시간은 오전 11시∼오후 7시 반이며, 폐막식 때 노래공연이 이어진다.

상영작은 홈페이지(www.inhuriff.org)에 자세히 안내돼 있다. 032-423-0442

○ 코리아 제노사이드

유엔은 1948년 민간인 집단학살을 국제범죄로 규정하고 전시와 평시를 불문하고 처벌하기로 한 ‘제노사이드 조약’을 채택했다.

6·25전쟁 전후로 한반도에서 100만 명이 넘는 민간인들이 학살당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스페이스 빔은 2006년 9월 열린 경기 고양시 금정굴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위령제를 시작으로 전국 10여 곳의 현장에서 진행된 위령제, 유해 발굴 사진 50여 점을 전시한다.

인천에서 벌어진 사건으로는 1950년 9월 강화도 민간인 학살사건과 월미도 네이팜탄 폭격사건 희생자 유족들의 사진이 있다.

이 외 충북 괴산 사리면 보도연맹사건, 경북 경산 코발트광산 학살사건 등의 현장 사진도 볼 수 있다.

독립영화 감독인 전승일(42) 씨가 사진작가 3명과 함께 동영상물과 사진을 찍었다. 전 씨는 “정부 차원에서도 4∼6곳의 현장에서 공식적인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했다”며 “잊혀진 역사를 영상 예술로 충실히 담기 위해 1년 이상 촬영을 이어 가고 있다”고 말했다. 032-422-8630

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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