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천황봉인가 vs 천왕봉인가

  • 입력 2007년 11월 12일 0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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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국립공원 속리산 최고봉의 이름은 천황봉(天皇峯)인가 천왕봉(天王峯)인가?’

충북 보은군이 명칭 논란이 일고 있는 속리산 최고봉의 명칭을 심의한다. 보은군은 최근 녹색연합이 “일제에 의해 왜곡된 지명을 바로잡아달라”며 국토지리정보원에 제기한 청원에 따라 13일 보은군지명위원회(위원장 이향래 군수)를 연다고 11일 밝혔다.

녹색연합은 현재의 속리산 천황봉은 천왕봉이 올바른 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청원에서 “원래 ‘왕(王)’이던 지명이 일본 천황을 의미하는 ‘황(皇)’으로 바뀌었다”며 “대동여지도를 비롯해 팔도군현지도, 한국지형도, 법주사 유물전시관에 소장된 고지도 등에도 천왕봉으로 표기돼 있다”고 덧붙였다.

산림청도 광복 60주년 기념으로 ‘우리 산 이름 바로찾기’ 캠페인을 벌여 속리산 천황봉은 일본 천황을 빗댄 이름이라고 결론짓고 충북도에 개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찮다.

조선시대 윤휴(1617∼1680)가 쓴 ‘백호전서’ 등 고전에는 천황봉으로 표기돼 있는 등 천황이 일황이 아닌 왕자의 지존함을 가리키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또 천신(天神)의 우두머리인 천황대제(天皇大帝)에서 유래됐다는 설도 있다.

보은군 관계자는 “그동안 수집한 자료를 충분히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 등을 종합해 결정할 것”이라며 “보은군에서 명칭을 바꾸기로 하면 충북도지명위원회와 중앙지명위원회 심의를 거쳐 명칭 변경이 최종 결정된다”고 밝혔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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