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나의 청심국제중학교 합격비결은

  • 입력 2007년 11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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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가평군 소재 청심국제중이 최근 최종 합격자 102명을 발표했다. 102명 모집에 1600여 명이 몰렸고 서류전형에 이어 2박 3일간 영어면접 2회와 인성, 수학, 사회, 과학 분야의 면접 등 까다로운 전형이 치러졌다. 1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합격한 조혜진(13·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초등학교 6학년) 양과 어머니 황취화(39) 씨, 전훈조(13·분당 신기초등학교 6학년) 군과 어머니 김희량(40) 씨를 만나 합격의 비결을 들었다.

○ 매달 영어동화책 4권 읽고 듣고

혜진이는 해외에 한 번도 나가지 않았지만 뛰어난 영어 실력을 자랑한다. 어머니 황 씨는 “혜진이가 남들보다 영어를 잘할 수 있었던 것은 7세부터 꾸준히 해 온 영어동화책 읽기가 비결”이라고 말했다.

황 씨는 딸이 3세 때 EBS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보면서 ‘웅얼웅얼’ 따라 하는 것을 보고 영어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뒤 혜진이가 여섯 살이 되자 2년간 영어유치원에 보내 영어와 자연스럽게 친해지도록 했다. 그 다음으로 시작한 것이 영어동화책 읽기다. 전문 업체로부터 한 달에 동화책 4권과 원어민이 직접 녹음한 테이프를 받아 하루에 세 번씩 읽도록 했다.

황 씨는 “처음 1, 2단계에서는 한 페이지에 한 문장이 쓰여 있는 수준이기 때문에 혜진이가 책 전체를 외어 버렸다”며 “4년간 꾸준하게 동화책을 읽은 결과 최고 과정인 8단계까지 마무리했다”고 말했다. 8단계는 웬만한 소설을 영어로 읽는 수준이다.

현재 혜진이의 공인 영어성적은 TOSEL(Inter-mediate) 755점, 토익 815점으로 상당히 높은 편이다.

심층면접은 신문을 꾸준하게 본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사회와 역사, 과학 등과 관련된 기사를 함께 읽으면서 의견을 말하고 토론하는 시간을 자주 만들었다. 혜진이는 “신문에는 쓰나미, 달 탐사, 독도를 둘러싼 한일 갈등, 고구려 문제 등 꼭 알아야 할 내용이 많이 나온다”며 “처음엔 엄마가 스크랩 해 주는 내용 위주로 봤지만 이제는 아빠보다 신문을 더 꼼꼼히 본다”고 말했다.

○ 반장-회장 맡아 토론-대화법 익혀

훈조는 영어실력(TOSEL 729점)도 우수하지만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과 논리적 표현력이 돋보였다.

실제 이번 입학 전형에서는 영어실력이 일정한 수준이면 수상 경력과 봉사활동, 리더십 등에서 특별한 성취도를 보인 학생들이 주로 선발됐다.

훈조는 1학년 때 학급 반장을 시작으로 6학년 때 전교 어린이회장까지 6년 내내 다른 아이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일을 맡았다.

특히 전교 어린이회장을 맡으면서 모든 학급 반장들과 회의를 통해 의사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바람직한 토론 대화법을 몸으로 익혔다.

이날도 훈조는 처음 보는 낯선 사람에게도 자기 생각을 논리정연하게 말했다.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한 뒤 핵심을 짚어 답하는 아이답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어머니 김 씨는 “청심국제중 전형은 영어토론과 면접이 중요하기 때문에 훈조가 평소 토론에 익숙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훈조는 1주일에 20권 이상의 책을 보면서 사고력을 키웠다.

김 씨는 “공부 방법이나 시험 정보는 엄마가 챙겨 줄 수 있지만 아이의 논리적 표현과 적극적 성격, 포용력, 리더십 등 인성과 감성 부분은 아빠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말마다 훈조와 함께 큰 가방을 짊어지고 근처 도서관 2, 3곳을 돌며 20∼30권의 책을 빌려 오는 것은 아빠 몫이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 청심국제중학교는

청심국제중 합격자 102명을 살펴보면 서울 경기 인천 출신이 86명을 차지했다. 시군구별로는 서울 강남구(13명), 서울 양천구와 경기 성남시 분당구(각 10명), 서울 송파구(7명), 경기 고양시 일산구(6명)의 순이었다.

1차 서류전형에선 영어인증시험 성적이 중요하다. 올해는 TOSEL Junior와 Intermediate 레벨의 시험이 권장됐고 응시생의 95% 이상이 TOSEL 점수를 제출했다. TOSEL Intermediate 3등급 이상인 학생 중 80%가 1차 전형을 통과했다. 각종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과 특별활동도 중요하게 고려됐다. 영어는 TOSEL 2급 이상이지만 수상 경력이 없는 학생들이 서류전형에서 탈락했다.

2박 3일의 심층면접은 영어면접을 통해 시험성적뿐 아니라 실제 영어 구사능력을 집중 평가했다. 이어 상식, 사회, 수학 등과 관련된 학업 면접, 5명 단위로 두발과 액세서리 착용 규제를 주제로 토론과 발표를 하는 인성면접이 실시됐다. 인성면접은 기숙사 생활에 적응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청심국제중 지망생들은 일단 TOSEL Intermediate가 3등급 이상이어야 하고 단순한 문제풀이와 암기 위주 학습보다 영어 말하기, 논리적 사고력을 키워야 한다.

학교 임원 활동은 매우 중요하며 특별활동이나 봉사활동도 일회성이 아니라 꾸준히 참가해야 차별화할 수 있다.

김진희 CDI홀딩스 프렙연구소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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