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10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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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제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풍부한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오늘날. 글 (가), (나)와 같이 여전히 과학에 대한 맹신이나 불신과 같은 편협한 사고방식이 발생하는 원인을 찾고, 그 해결책을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학생글

홍수현·충북 청주시 가경중학교 3학년

글 (가)가 제시된 이유는 과학기술의 일반인들로부터의 유리이고 또한 많은 사람이 현대사회의 문제들이 과학 책임인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글 (나)에서 과학기술은 결국 인간의 산물이므로 긍정성은 극대화하고 부정성은 최소화 하는 통제가 필요하다고 했다.

과학에 대해 잘못된 인식을 하게 되는 근본적인 원인은 과학에 대한 무지라고 볼 수 있다. 직접 과학기술을 다루는 일을 하는 사람이 불신이나 맹신하는 태도를 보여 줄 리 없는 것이,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개발이 되었는지, 개선해야 할 점은 어떤 것인지, 어떤 의도로 만들어진 것인지를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편협한 사고를 없애려면 일반인들이 어렸을 때부터 과학을 구체적이고,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게 교육해야 할 것이다. 또 우리나라의 이공계 학생 수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과학기술분야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효율적인 정책의 부재로 기피현상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과학과 기술 공부를 하는 학생들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이미 잘못된 가치관을 따르는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과학기술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홍보하되, 허와 실을 밝히는 데에 숨김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또한, 바람직한 과학기술의 사용을 위하여 눈앞의 이익이나, 개인적인 명예욕으로 연구, 개발하기보다는 온 인류에게 긍정적인 방향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함이 필요할 것이다.

이새롬·광주 광주동명중학교 3학년

여전히 과학에 대한 편협한 사고방식이 발생하는 원인은 과학의 급진적인 발전으로 인함이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해 우리는 편안하고 안락한 삶을 즐기고 있다. 이러한 발전은 수많은 사람들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었지만 여기에는 큰 후회가 남는다. 바로 급진적인 발전에만 매달리는 바람에 과학이라는 학문의 재미와 궁금증을 없애버리는 그러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과학의 전문화는 사람들에게 더욱 멀어지게 하였다. 그동안 지금의 결과를 이룩한 사람들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종사해 온 사람들이다. 그러다 보니 그들을 따라가려면 더 수많은 노력과 함께 수많은 시간이 현존해야 하고 그것은 바로 고난의 길을 알리는 시작이다. 이렇게 되다 보니 결국은 많은 사람들이 과학이라는 것을 더욱이 어렵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자연스러운 일 인양 받아들이게 되어서 더 과학과 멀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급진적인 과학의 발달로 인해서 생긴 과학과의 거리감을 없애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 주변에서 과학을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실생활에서 하는 일 하나 하나가 과학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해야 하고, 평소 학교에서든 과학 축제 등 많은 행사에서든지 많이 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고 우리가 생각하는 과학을 다시 정리할 필요가 있다. 이런 작은 변화와 노력은 오랫동안 어렵게 받아들여져 온 과학을 우리의 일상생활로 만들 수 있다.

논제 해결 실마리, 생활주변 작은 것에서 찾아야

■ 총평

과학은 어떤 사물을 ‘안다’라는 라틴어 ‘Scire’에서 연유된 말이다. 이 낱말의 뜻은 보편성이나 객관성 같은 가치와 관련이 있어서 ‘과학이란 올바르고 정확한 것’이라는 인식을 만들어냈다. 과학에 대한 이런 보편적인 인식 때문에 ‘비과학적’인 것은 아무도 주목할 가치가 없는 미신처럼 편협하게 인식되기도 한다. 인간은 이처럼 ‘과학’과 ‘비과학’이라는 이분법적 구분을 체화시켜 왔다. 과학은 인간사에 이런 인식론적인 영향을 끼쳤으며, 실생활에서도 인간의 편의와 행복을 지켜 주는 중요한 가치로 생각되고 있다.

이번 논제는 긍정적 가치와 부정적 가치를 모두 가지고 있는 과학에 대한 올바른 인식은 무엇인지 묻고 있다. 다시 말해 창조·행복이라는 긍정적 가치와 파괴·불행이라는 부정적 가치가 어떤 식으로 형성되고 있으며, 과학에 대한 일방적이고 편협한 가치 평가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묻고 있는 것이다.

다수의 학생들이 과학의 장점과 단점, 즉 과학을 잘 이용했을 경우와 잘 이용하지 못했을 경우 발생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정확하게 밝혀냈다. 또, 미래 사회의 과학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몫에 대해서도 논리적인 의견을 펼쳤다. 그러나 일부 학생의 경우, 학교 교육을 통해 습득한 지식의 범위 내에서 교과서적인 답변을 늘어놓기도 해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논술의 논제를 해결할 때는 논제의 물음을 자신과 가장 가까운 실생활의 문제에 적용할 수 있는지 늘 생각해 봐야 한다. 논술문에 들어갈 예는 먼 곳에서, 큰 것부터 찾아낼 것이 아니라, 가까운 곳에서, 작은 것부터 인용해야 자기모순에서 벗어나서 반론의 여지가 없는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홍수현 학생의 글은 사람들이 과학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갖게 되는 원인을 ‘과학에 대한 무지(無知)’에서 찾고 있다. 즉, 과학과 우리 생활의 거리가 멀면 멀수록 이런 문제는 더욱 커진다고 제시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의 공공성을 확대해야 한다고 논리적인 주장을 펼쳤다.

그러나 어려운 한자어를 많이 사용하고 낱말을 주로 명사형으로 만들어 사용하다 보니 독자의 입장에서 글을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예를 들어 ‘유리’, ‘책임인 것’, ‘무지’, ‘숨김’ 등으로 쓴 부분이 이에 해당한다. 이런 표현이 지나치면 제 생각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이를 해결하려면 되도록 자연스러운 우리말을 쓰는 것이 좋다. 논술문은 독자를 설득하는 글이므로 쉽고 간결할수록 목표하는 바가 잘 전달된다.

이새롬 학생은 과학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과학의 발전 속도와 관련이 있다고 제시했다. 즉 과학의 발전 속도가 너무 빠르면 인간이 이를 수용하지 못하게 되고, 이로 인해 인간의 과학에 대한 이해가 떨어지면서 과학에 따른 거부감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우리 생활과 동떨어져 있는 과학의 학문적 우월주의를 꼬집은 훌륭한 지적이었다.

그러나 본론에서 논자의 주장을 담는 문장이 완전하지 못하다는 점이 아쉬웠다. 문장의 주성분인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의 사용이 원활하지 못했고, 지시 대상도 불명확해서 내용이 모호했다. 논자의 생각이 아무리 참신하고 효용적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이를 전달하는 어휘나 문장이 정확하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글을 쓸 때 항상 퇴고를 하는 연습을 해서 문장의 완성도를 높여야 한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논제 써서 보내세요

인터넷에서 손수제작물(UCC)을 활용한 선거 운동이 확대되고 있다. 깨끗한 선거 운동을 위해 언론과 단체는 이 UCC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논술해 보자. (600자 내외)

■ 제시문

(가)

―UCC를 통한 흑색선전을 막을 대책은….

▽윤 위원=동영상은 그 자체만으로도 입증 능력을 가진 듯 착각하기 쉽지만 지하철 결혼식 동영상이나 성추행 동영상 등에서도 보았듯이 조작의 가능성도 큽니다. 선거 UCC 역시 피상적 표피적 자극적으로 제작되고 작은 실수도 확대 과장하는 특성을 갖게 되리라고 봅니다.

▽김 위원장=UCC가 주도하는 영역이 주요 신문이나 공중파 방송의 보도로 확대되면 선거문화의 감성화를 부추겨 걷잡을 수 없는 충격파를 던질 수도 있다고 예상됩니다. 언론으로서는 일정한 거리 두기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최 위원=인권 침해가 우려되는 나쁘거나 우스꽝스러운 내용은 피하는 대신 따뜻한 눈빛으로 접근하는 호의적 내용을 골라 균형감 있게 취급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거보도의 인권 준칙을 만들어 본다면….

▽이 위원=선거 보도의 준칙에는 흑색선전이나 비방 폭로 내용을 인용할 때 반드시 취재원을 명시한다든지, 밝히지 못할 때는 독자가 그 이유를 납득할 수 있도록 한다는 등 많은 내용을 담을 수 있겠지요. 지난 대선에서 ‘병풍’ 보도가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쳤으니 보도한 언론사에도 책임이 있습니다.

▽윤 위원=추상적인 표현의 선언적 수준을 벗어나 더욱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또 흑색선전이나 비방을 목적으로 폭로전을 벌여도 ‘일단 지나고 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는데, 후속 보도를 통해 철저히 파헤치게 된다면 ‘끝나면 그만이 아니라 끝까지 추적된다’는 인식이 정착되지 않을까요.

▽최 위원=적어도 1주일 단위로 주요 선거 이슈와 각 매체의 보도내용을 검증하는 코너를 기획해 보면 어떨까요. 독자의 이해를 도우면서 언론 스스로도 반성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다고 봅니다. 속도보다 진실이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 줄 필요가 있습니다.

▽김 위원장=선거 보도의 공정성과 객관성, 인권 침해 여부 등을 자체 점검하는 언론사 차원의 기구를 한시적으로 설치하는 방안도 검토해 볼 만합니다. [동아일보 기사]

(나)

‘진실’이란, 첫째, 사물을 부분만 보지 말고 전체를 보아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진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신문이 사건이나 문제의 전모(全貌)를 밝히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자기들에게 유리한 부분만을 과장하여 선전하기도 하고, 불리한 면은 은폐하여 알리지 않으려고 한다. 이와 같이, 부정확한 보도는 일방적이며 편파적이다. (중략) 둘째, 언론에 있어 ‘진실한 보도와 논평’을 하기 위해서는 사물을 역사적으로 관찰할 줄 아는 안목이 있어야 한다. 어떠한 사물을 옳게 보도하거나 논평할 수 있으려면, 그 사물의 의미 또는 가치를 올바르게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의 가치는 역사의 발전에 따라 달라진다. 오늘에 인정받았던 가치가 내일에는 부정되기도 하고, 오늘에 부정된 가치가 내일에는 새롭게 평가받기도 한다. 따라서 사물을 옳게 평가하려면 항상 새로운 가치, 발전하는 새 날을 위한 가치의 입장에서 평가해야 한다. (중략) 셋째, 사물을 볼 때에는 어느 면이 더 중요하고 어느 면이 덜 중요한지를 똑똑히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 존재는 다원적이라고 했다. 교통사고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사고의 원인이 무엇인가이다. 버스가 전복했을 때에 차체가 얼마나 파손됐느냐는 그리 큰 문제가 아니다. 사건이 발생했을 때에 가장 중요한 면이 사건의 근거가 되고, 그렇지 않은 면이 사건의 조건이 된다. 따라서 사물을 옳게 이해하려면 사물의 어떤 측면이 근거가 되고, 또 어떤 측면이 조건이 되는가를 예리하게 식별할 줄 알아야 한다. 근거와 조건을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그 사건에 대한 이해가 크게 달라진다.[중 3 국어 2-(1) ‘신문과 진실’]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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