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전 日 사진기자 5·18민주화운동 사진 30여점 공개

  • 입력 2007년 10월 19일 05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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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항쟁의 현장’을 취재했던 일본인 사진기자가 찍은 미공개 사진이 처음 공개됐다.

전 아사히신문 사진기자인 아오이 가쓰오(68) 씨는 17일 호남대 국제회의실에서 열린 ‘광주와 히로시마의 평화 2007 학술회의’에서 ‘5월 광주’의 실상을 담은 사진 30여 점을 공개했다.

사진 중에는 공수부대원이 버스에서 시민들을 끌어내 폭행하는 장면, 부상한 학생을 동료들이 급히 옮기는 장면, 불타는 군용 지프 등 지금까지 공개되지 않은 사진이 포함돼 있다.

아오이 씨는 “취재기자였던 사이토 다다오미 씨와 1980년 5월 16일부터 동해안을 취재하던 중 서울로부터 ‘광주에서 학생 데모가 있는데 커질 것 같다’는 전화를 받고 19일 광주로 향해 금남로 집회와 총격전 등을 목격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공수부대의 무자비한 진압을 지켜보면서 어떻게든 광주의 실상을 꼭 알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며 “당시 신문에 보도되지 않은 사진을 보관하고 있다 이번 학술회의에서 공개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27년 만에 처음으로 광주에 와 보니 감회가 새롭다”며 “그날 시민들의 피와 희생이 오늘의 민주화를 있게 한 주춧돌이 됐다”고 강조했다.

5·18기념재단 학술자료팀 김경택(32) 씨는 “사진기자 시각에서 본 이 사진들은 그날의 참상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며 공개된 적이 없어 사료적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아오이 씨와 함께 취재기자로 5·18민주화운동의 현장을 누볐던 사이토 씨는 “5월 23일 계엄군의 눈을 피해 광주 탈출을 시도하다 광주 외곽에서 한 농민의 도움으로 겨우 아사히신문 서울지국까지 도착해 기사를 송고했다”며 “힘들게 취재한 기사가 다음 날인 24일 1면 톱에 실려 일본 전역에 5·18민주화운동을 알릴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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