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 ‘호화생활’ 무슨 돈으로…

  • 입력 2007년 9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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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박사’ 신정아 씨와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의 ‘부적절한 관계’와 함께 그들의 호화생활이 드러나면서 ‘돈’의 출처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변 전 실장이 묵었던 서울 종로구 수송동의 ‘서머셋 팰리스 서울 레지던스’는 한 달 숙박비가 최소 560만 원에 이르는 호텔형 숙박시설이다. 가장 비싼 185.1m²(56평) 방의 한 달 숙박비는 무려 1700만 원이나 된다.

변 전 실장은 청와대로 자리를 옮긴 지난해 7월부터 ‘신정아 게이트’가 불거진 최근 7월까지 이곳에 머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저렴한 방을 이용했다고 해도 숙박비로만 최소 6000만 원을 지불한 셈이다.

행정자치부에 따르면 변 전 실장의 연봉은 공식적으로 8941만 원이다. 한 해 숙박비가 연봉의 70%에 육박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변 전 실장이 올해 3월 공직자 재산공개 때 신고한 재산은 모두 16억8234만9000원이다. 자신 명의로 된 단독주택과 부인 명의로 된 상가를 합해 13억7325만2000원, 자신이 소유한 예금 2억2155만8000원 등이다.

변 전 실장이 상당한 액수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최소 6000만 원에 이르는 숙박비는 부담스러운 금액이다.

변 전 실장의 숙소는 국내 부동산 개발업체 ㈜S와 세계적 레지던스 업체인 외국의 A그룹이 함께 개발한 곳으로 최상위 기업가들 사이에서 명당으로 손꼽힌다. 청와대와 일본대사관, 미국대사관 등이 모두 5분 거리에 있는 데다 객실에서는 북악산과 창경궁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기 때문이다.

변 전 실장의 숙소와 800m 거리에 있는 신 씨의 숙소 역시 명당으로 유명하다.

신 씨는 미국으로 도피하기 직전까지 종로구 내수동의 오피스텔 ‘경희궁의 아침’에 살았다. 한 달 세가 150만∼160만 원에 이르는 115.7m2 (35평) 고급 오피스텔이다.

인근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신 씨가 사는 오피스텔은 비싸기도 하지만 건물 전체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곳”이라며 “삼각산과 청와대가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에 매물도 없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신 씨의 방과 같은 전망을 가진 방은 단 15개밖에 없어 입주하기가 어렵다”며 “신 씨가 어떻게 그곳에 들어갈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의구심을 나타냈다.

파산신고까지 한 신 씨가 무슨 돈으로 고급 오피스텔에 살며 호화생활을 했는지도 의문점이다.

신 씨는 최근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술관과 동국대 등에서 받은 연봉을 합치면 1억 원이 넘는다”며 “내 침대 밑에 빳빳한 100만 원짜리 신권(신 씨의 말실수로 보임)이 가득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신 씨의 집과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검찰은 “신권은 없었지만 신 씨가 돈을 많이 번 건 맞다”며 “오피스텔 임차료 등은 신 씨 수입으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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