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인터넷 가정교사 모셨더니 성적 쑥쑥

  • 입력 2007년 9월 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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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가정교사’로 불리는 사이버 가정학습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값비싼 오프라인 학원 강의와는 달리 비용이 저렴하고, 학습 시간 조절·안배가 자기 주도적으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교육방송(EBS) 강의는 물론 전국 16개 시도교육청이 운영하는 사이버 가정학습 프로그램인 e러닝 사업에 뛰어든 교육업체들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사이버 가정학습 ‘전성시대’다.

○ 현직 교사 1275명 ‘꿀맛닷컴’ 학습 참여

서울시교육청의 사이버 가정학습 사이트 ‘꿀맛닷컴(www.kkulmat.com)’은 2005년 3월 30일 첫선을 보인 이후 2년 4개월 만인 지난달 17일 회원 100만 명을 넘어섰다.

‘꿀맛닷컴’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으며 가정에서 자율학습, 교과·생활상담, 학력 진단 등의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1275명의 현직 교사가 각각 사이버 학급의 담임을 맡아 활동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생활상담 및 면담을 담당하는 학부모 221명, 사이트 모니터링을 담당하는 학생 리포터 361명이 함께 활동하고 있다.

‘꿀맛닷컴’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논술이다. ‘꿀맛닷컴’에 가입한 학생들이 논술을 작성해 온라인으로 보내오면 서울시내 현직 교사들로 구성된 논술지원단에서 첨삭을 해 준다. 기초를 쌓기 위한 단계별 논술 강의부터 실전에 대비하기 위한 기출문제 풀이까지 해 주기 때문에 부끄러워 첨삭받기를 꺼리던 학생들이 활용하기에 좋다. 서울시교육청은 ‘꿀맛닷컴’과 연계해 매해 ‘사이버 논술문 쓰기대회’와 ‘논술캠프’를 개최하고 있다.

소아암 학생들을 대상으로 화상 강의를 통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무지개 학교’도 ‘꿀맛닷컴’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전국 단위의 프로그램이다. 전국 소아암 환자 총 142명이 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출석 일수로도 인정된다.

○ 다른 교육청도 사이트 속속 정비

경기교육청과 경남교육청 등은 서울의 ‘꿀맛닷컴’처럼 사이트 이름을 ‘다높이’, ‘ㅱ미학습’ 등으로 짓고 지속적인 투자와 관심을 보이면서 서울시교육청과 선두그룹에서 사이버 가정학습을 주도하고 있다.

충북교육청은 올해 4월부터 사이버 가정학습 ‘e-스타’를 확대 개편했다. 그 결과 1일 평균 접속건수가 2만3000건으로 지난해 1만2000여 건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수학과 영어회화 우수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사이버 우등생교실’ 31학급(717명)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원교육청이 운영하는 ‘에듀월드’는 저소득층 자녀와 도내 100명 이하의 소규모 학교에 집중하고 있다. 이를 위해 초등학교 3학년∼고등학교 1학년 대상 국어 사회 수학 과학 영어 논술 및 비교과 영역에 대한 동영상 강의 등 콘텐츠 216종을 확보해 공급하고 있다.

제주교육청 역시 사이버 가정학습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그동안 초중학생만 이용할 수 있었던 것을 고1까지 확대했다. EBS 동영상 콘텐츠 2500여 편을 추가로 확보했으며 사이버 가정학습 학급 배정형 담당교사를 91명에서 100명으로 늘렸다.

광주교육청 사이버 가정학습도 인기다. 사이버 교사의 지도 아래 이뤄지는 실시간 토론과 학습상담이 효과를 보고 있으며, 사이트 내에 대입 수험생을 위해 별도로 개설한 광주인터넷방송국(GEB)과 교사들을 위한 사이버 교무실 등이 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사이버 가정학습 문제점

사이버 가정학습이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결국 ‘하기 나름’이다. 특히 온라인 학습은 오프라인과는 달리 공부하는 자세를 지적해 주는 사람이 없어 혼자 계획을 세워 철저히 공부하지 않으면 제 것으로 소화하기 어렵다. 공부하려는 학생들에게는 큰 도움이 되지만, 아직 마음을 잡지 못하는 학생들에게는 시간 때우기 식 공부가 될 공산이 크다.

일부에서는 교육인적자원부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방안으로 대대적으로 시작한 사이버 가정학습이 양적으로 팽창했지만 사교육에 비해 콘텐츠의 질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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