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어르신 웃을때면 피로 말끔”

  • 입력 2007년 8월 23일 06시 50분


코멘트
도재권씨 등 봉사단 회원 50여명 주 3∼4회 복지시설 찾아 목욕봉사

“어르신, 제가 등을 너무 세게 밀어 드려 아프지는 않습니까?”

“허허, 시원하기만 합니다.”

21일 오후 1시 반 대구 남구 봉덕동 H목욕탕.

이날 이곳에선 지역 노인 등을 대상으로 목욕봉사를 해 오고 있는 영남자비봉사단 회장 도재권(57·자영업) 씨가 자원봉사자 5명과 함께 60, 70대 노인 28명의 몸을 정성들여 씻겼다.

도 씨는 목욕봉사를 마친 뒤 “몸을 씻겨 드린 어르신들이 개운해하시며 웃는 모습을 보면 쌓인 스트레스가 확 풀린다”고 말했다.

도 씨 등 봉사단원들은 이날 남구자원봉사센터가 홀로 살거나 형편이 어려워 대중목욕탕을 이용하기 어려운 노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함께 목욕하기’ 행사에 참여하기 위해 바쁜 시간을 쪼개 이곳으로 달려왔다.

도 씨는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모처럼 목욕탕을 찾은 어르신들의 등을 밀어 주거나 머리를 감겨 주면서 말동무가 되어 주는 등 ‘1일 효자’ 역할을 했다.

목욕봉사가 끝난 뒤 도 씨는 회원들과 함께 호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빵과 우유 등을 어르신들에게 건네기도 했다.

그는 “10년 전 대구시내의 한 병원에서 입원 중인 무의탁 노인들이 목욕을 제때 하지 못해 불편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관심 있는 주위 분들과 함께 봉사단을 만들었다”며 “회원 50여 명과 함께 일주일에 3, 4차례 노인전문병원과 복지시설 등을 찾아가 노인들의 몸을 씻겨 드린다”고 말했다.

이 봉사활동에 늘 참여하고 있는 도 씨의 부인 강기순(53) 씨는 “목욕을 한 뒤 탈의실에서 할머니들에게 미리 준비한 속옷을 건네 드리면 할머니들이 마치 어린아이처럼 좋아하신다”며 웃었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