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 초중고 교장공모제 후보 확정…교장-교감 출신이 76%

  • 입력 2007년 7월 30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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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62개 초중고교 교장공모제 시범학교가 교장을 공모한 결과 55개 학교에서 후보자를 최종 확정했다고 29일 밝혔다.

7개 학교는 지원자가 심사를 포기하거나 전원이 심사에서 탈락해 후보자를 선정하지 못했다. 교장 후보자 55명은 30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교육인적자원연수원에서 직무연수를 받은 뒤 9월부터 교장으로 근무한다.

교육부는 교장 자격증이 없더라도 학교 경영능력과 자질을 갖춘 인사를 교장으로 발탁해 학교를 혁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학교 현장을 난장판으로 만들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어 후유증이 예상된다.

▽18명은 교장자격증 없어=교육부는 5월부터 7월 중순까지 시범학교를 △내부형(교육경력 15년 이상인 교육공무원 또는 사립교원 지원 가능) △개방형(모집 학교의 교육과정과 관련한 분야에서 3년 이상 종사한 자 지원 가능) △초빙교장형(교장자격증 소지자 지원 가능)으로 구분해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교장 16명 △교감 26명 △평교사 8명 △교수 1명 △장학관 4명이 교장후보자로 선정됐다. 교장이나 교감 출신이 전체의 76.3%를 차지해 당초 평교사나 외부 전문가에게도 교장 문호를 개방한다는 취지가 퇴색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 경북 문경관광고 등 13개 학교는 자교 교장이나 교감이 교장 후보자로 뽑혀 외부 지원자들을 ‘들러리’ 세운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교장 후보자로 선정된 55명 가운데 교장자격증이 없는 사람은 18명(33.8%)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교원단체가 ‘무자격 공모’라고 주장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내부형 공모의 경우 후보자 38명 가운데 16명(42.1%)이 교장자격증이 없어 향후 갈등의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교총, “무자격 교장 철회”요구=교총은 “공모제 때문에 학교 현장이 ‘난장판’이 됐다”며 “특히 교장자격증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내부형 공모제를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교총 관계자는 “공모 과정에서 교원 간의 파벌이 조성되고 서너 시간 만에 심층면접을 끝내는 등 교장 자질에 대한 심사가 허술했다”며 “심사위원이 후보자를 집으로 부르거나 금품 수수 의혹이 제기되는 등 문제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교총은 교육부가 제2차 시범학교를 추진하거나 입법화를 강행하면 반대 투쟁을 전개할 방침을 세웠다.

김기용 기자 k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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