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우리 동네 ‘얼굴’이 예뻐졌어요”

  • 입력 2007년 7월 20일 02시 59분


코멘트
가로, 세로, 돌출 간판 등이 어지럽게 붙어 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종합상가 건물이 간판 정비 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형태와 규격, 색상을 통일해 한결 단정하고 깔끔해 보인다. 전영한  기자
가로, 세로, 돌출 간판 등이 어지럽게 붙어 있던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종합상가 건물이 간판 정비 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형태와 규격, 색상을 통일해 한결 단정하고 깔끔해 보인다. 전영한 기자
햇볕이 따갑게 내리쬐던 18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현대아파트 앞.

형형색색의 요란한 간판들이 어지럽게 붙어 있는 주변 빌딩과 확연히 다른 건물 하나가 눈에 확 들어왔다. 흰색 글자로 만들어진 자그마한 간판들이 3층 건물 외벽에 가지런히 붙어 있는 이 건물은 대치동 현대종합상가.

올 초만 해도 이 건물의 모습은 서울 시내 여느 상가와 다를 바 없었다. 상가에 입점해 있는 29개 점포가 각자 다른 크기와 디자인, 색상의 간판을 경쟁하듯 내걸고 있었다. 돌출 간판, 유리창 부착 광고물까지 포함해 간판 수가 126개나 됐다.

하지만 강남구가 2월 ‘아파트 상가 광고물 개선 방안’을 세우고 이 상가를 시범 정비 건물로 지정하면서 많은 변화가 생겼다.

불법 광고물 자진 정비에 동의한 현대종합상가의 상인들은 구청 측과 협의해 간판의 크기와 디자인 등을 결정하고 통일된 규격의 간판으로 바꿔 달았다. 이 과정에서 각 점포는 50만 원을 부담했고 구청은 업소마다 400만 원을 지원했다.

마찬가지로 강남구의 시범 정비 건물로 지정된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상가와 삼성동 상아쇼핑상가의 외관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상가 외벽에 붙어 있던 133개의 간판은 45개의 입체형 가로 간판으로 교체되고 있다. 벽면을 가득 채웠던 상아쇼핑상가의 간판들은 벽 한쪽으로 가지런하게 정리되고 있다.

강남구는 8월 말까지 3개 시범 정비 건물의 간판 정비를 끝내고 간판 정리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정돈된 상가의 모습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은 매우 긍정적이다.

대치동 현대아파트에 사는 이승연(46) 씨는 “상가 건물이 고급스럽고 깔끔해지면서 동네 분위기가 더욱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지역에 사는 김미주(20) 씨도 “간판 크기가 작아졌지만 보기에 한결 편하고 눈에도 잘 띄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린다.

대치동 현대종합상가의 한 점포주는 “전화번호를 쓸 수 없고 모두 흰색이라 가게 특색이 살아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같은 상가의 다른 점포주는 “간판이 잘 안 보여서 손님들이 못 찾아올까 봐 걱정했지만 막상 바꿔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구뿐 아니라 서울시와 다른 자치구들도 간판 정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하반기(7∼12월)에 서울 시내 5개 지역을 ‘간판이 아름다운 거리’로 시범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최근 발표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내 광고물 수준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 서울을 ‘고(高)품격 디자인 도시’로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