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문 없애니 제주답네요”

  • 입력 2007년 7월 13일 07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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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외출중”현대식 대문을 뜯어 내고 제주의 옛 대문인 정주석과 정낭이 설치된 모습. 임재영 기자
“잠깐 외출중”
현대식 대문을 뜯어 내고 제주의 옛 대문인 정주석과 정낭이 설치된 모습. 임재영 기자
도둑, 거지, 대문이 없는 제주의 옛 전통 ‘삼무(三無)’ 정신을 되살리는 마을이 생긴다.

제주시 한림읍 상명리 지역 주민들은 지난달 마을총회를 열어 ‘삼무 관광촌’을 조성하기로 하고 이달 초부터 현대식 대문을 철거하고 제주의 옛 대문을 만들고 있다.

제주 옛 초가는 3, 4개의 구멍을 뚫은 ‘정주석’과 2m가량의 목봉인 ‘정낭’이 대문역할을 했다. 정낭 1개가 정주석에 올려 있으면 집주인이 가까운 곳에 외출한 것이고 2개는 밭일을 나갔다는 표시. 3개가 걸리면 먼 곳으로 출타중이라는 뜻이다.

상명리 지역 130여 가구 가운데 120가구가 옛 대문 만들기에 동참해 8월 말까지 1차로 56가구, 10월까지 2차로 나머지 64가구의 철문 등이 사라진다.

이들이 전통마을을 만들기로 한 것은 농산물 수입개방 등으로 살 길이 막막해졌기 때문. 대문 없는 마을을 만들어 관광객이라도 끌어들이겠다는 절박한 심정이 작용했다.

제주시는 옛 대문 설치비용으로 50가구분 2000만 원을 지원했으나 이것만으론 턱없이 부족해 추가 지원을 받아야하는 실정이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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