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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7월 11일 06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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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는 4월 15일 버스 준공영제와 지하철 환승제를 시행하면서 교통 혼잡을 개선한다며 부산진구 부전동 롯데백화점 앞 도로에 대해 버스전용차로제 확대 시행에 들어갔다.
월∼금 출퇴근(오전 7∼9시, 오후 5시 반∼8시 반) 때만 실시하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이 지역은 토, 일, 공휴일을 포함한 전일제에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17시간 동안 버스전용차로제를 실시하기로 한 것.
500여 m에 불과한 이 구간은 일반 및 급행 시내버스 정류장과 교통섬이 있고, 중간쯤에는 롯데백화점 뒷문과 서면 복개로로 이어지는 우회전 지역이 겹치는 복잡한 곳이다. 주말이면 울산과 경남 주민들도 쇼핑을 위해 많이 찾는 교통 요충지다.
시는 이곳을 버스와 버스,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는 환승 주차장으로 지정해 6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버스전용차로로 만들면서 서면 복개로 우회전 전방 50m에 단속카메라 2대를 설치했다.
그러나 운전자들은 서면 복개로로 진입하려면 이 카메라를 피해 급우회전해야 하는데 사고 위험이 높을 뿐 아니라 교통 여건을 전혀 고려하지 않아 오히려 교통 흐름을 방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다른 지역과 달리 하루 17시간 버스전용차로 위반 단속을 한다는 것은 시민을 볼모로 세수를 올리려는 처사로밖에 볼 수 없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시민들의 불만은 단속이 시작된 5월 21일부터 8일 현재까지 단속 현황을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47일 동안 단속 건수는 1만8000여 건에 부과된 과태료만 9억3000여만 원으로 부산에서 단일 지역으론 최고다. 이는 지난해 부산 전역에서 버스전용차로 위반으로 단속된 건수(4만3000건)와 과태료(22억3000여만 원)의 42%에 해당하는 것이다.
시청 홈페이지에는 항의 및 민원성 글이 수십 건 올라 있다.
최근 이 지역에서 단속된 창원시민 P 씨는 “이곳을 자주 왕래하는데 정말 황당하다”며 “복개로로 우회전을 하려면 버스가 가로막고 있고, 또 급회전을 해야 해 매우 위험하다”고 말했다.
또 부산시민 K 씨는 “유독 이곳만 365일 오전 7시부터 밤 12시까지 단속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교통이 붐비는 곳일수록 융통성 있는 대책을 세워야 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이에 대해 시는 “원활한 교통 소통을 위해 설치한 버스전용차로인 만큼 운행에 주의해 달라”는 말만 할 뿐 시민들의 민원은 외면하고 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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