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구청 홈페이지 개인정보 술술 샌다

  • 입력 2007년 7월 10일 03시 00분


서울시 각 구청의 홈페이지를 통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개인정보가 노출될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서울시가 이윤영 한나라당 서울시의원에게 제출한 ‘서울시 25개 자치구 홈페이지 개인정보 노출점검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16일부터 9월 4일까지 20일간 8686명의 주민등록번호 등 3만 건이 넘는 개인정보가 노출됐던 것으로 조사됐다.

노출된 개인정보가 악용됐다는 증거는 없지만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이 조사를 토대로 개인 정보를 지키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구청 홈페이지에서 개인정보 샜다=서울시는 작년 8월 개인정보 진단 전문 업체에 의뢰해 25개 자치구 홈페이지의 구보(區報), 고시공고, 민원상담, 자유게시판 등에서 개인정보 노출 상황을 점검해 보고서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8686명의 주민등록번호(게시물 422건)와 2만3201개의 휴대전화 번호가 노출된 것으로 집계됐다. 또 금융회사 계좌번호 2054개, 사업자 번호 1035개, 법인번호 325개도 발견됐다.

특히 주민등록번호 누출 사례의 대부분은 공무원들의 부주의 때문이었다.

민원인이 게시판에서 자신의 주민등록번호를 게시한 건수는 121개에 불과했지만 구청 직원들이 첨부 문서 등을 통해 노출한 건수는 8558건이나 됐다.

시 관계자는 “행정처분 대상자 명단 등을 홈페이지에 올리면서 실수로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삭제하지 않은 채 올린 경우가 많았다”면서 “개인 정보 노출이 심각해 각 자치구에 시정하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노출된 자료들은 이미 삭제됐다.

▽서울시, 구청들 개인정보 지키기 노력=서울시는 개인정보 노출 위험을 줄이기 위해 개인정보 검색 프로그램을 이용해 매달 1번씩 점검하고 있다.

4월에는 정보화기획단 아래 있던 정보 보호팀을 개인정보 보호팀으로 확대해 개편했다.

구청들 역시 개인정보 보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2526건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던 강동구청은 4월부터 주민등록번호 노출 차단 시스템을 도입했다. 지금까지 11개 구청이 노출된 개인정보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하지만 개인정보 보호에는 무엇보다 개인들의 관심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가장 많이 노출된 휴대전화 번호 중 상당수는 애완동물을 분실한 사람, 자기 사업을 홍보하려는 사람들이 스스로 적은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주민등록번호 노출이 많았던 구청들 자료: 서울시
자치구인원(명)
1위강동구2526
2위강북구1649
3위중구1324
4위성북구 691
5위종로구 523

조사 기간은 2006년 8월 16일∼9월 4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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