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논술비타민]논술 교육의 5가지 과정(4)

  • 입력 2007년 7월 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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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점 보완 못지않게 좋은점 칭찬해줘야

논술 시험은 평가만 적절히 하면 충분히 목적을 달성합니다. 그러나 실제 논술교육에서는 평가와 더불어 첨삭 지도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첨삭 지도는 단순히 교정 보는 작업이 아닙니다. ‘첨삭’이라는 용어 자체가 빨간 펜을 들고 원고를 교정하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물론 저학년 단계에서는 글쓰기의 기본이 되는 띄어쓰기나 맞춤법도 바로잡아야 합니다. 그러나 첨삭 지도의 핵심은 평가할 때 문제가 될 요소들을 미리 찾아내어 바로잡는 것이기 때문에 예방주사를 맞는 셈이라고 보면 됩니다. 첨삭 지도를 효과적으로 하기 위해 고려할 점을 몇 가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첫째, 문제점만 지적할 것이 아니라 좋은 점도 알려 주어야 합니다. 문제점을 보완하는 것 못지않게 좋은 점을 지키고 키워 나가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점이 좋은지 알려 주지 않으면 학생은 잘 모르고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학습 의욕을 북돋고 격려하는 차원에서라도 좋은 점을 한두 가지는 꼭 지적해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자신감을 갖게 되고, 자신감을 가져야 자신의 실력을 다 발휘할 수 있습니다.

둘째, 문제점을 지적할 때는 한 번의 첨삭에서 가장 치명적인 문제점 두세 가지 정도만 집중적으로 지적하는 것이 좋습니다. 교사는 헌신적이고 많은 노력을 들였다고 해도 교육 효과는 별로인 최악의 첨삭 지도는 어떤 것일까요? 바로 글의 모든 문제를 지적해서 돌려주는 첨삭입니다. 때로는 학생 글보다 첨삭 지도 내용이 더 많을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첨삭은 교사의 성심성의에도 불구하고 문제를 일으킵니다. 우선 그 많은 지적을 한꺼번에 다 받아들여 고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학생은 흔치 않습니다. 또, 어느 것이 더 중요한 지적이고 어느 것이 덜 중요한 것인지 구분하여 접근하기도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사소한 약점까지 샅샅이 지적당하면 기분이 상해서 의욕이 사라지고 논술에 정나미가 떨어져서 다시는 첨삭 받기가 싫어질 수도 있습니다. 한 번의 첨삭으로 모든 문제를 고치려는 과욕을 부려서는 안 됩니다.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까지만 지도해야 합니다. 가장 문제가 되는 두세 가지 정도만 집중적으로 지적하고 다시는 같은 잘못을 하지 않도록 명심하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셋째, 가능하면 학생의 의도를 최대한 살려 주는 쪽으로 첨삭 지도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종의 ‘공동 집필자’라는 느낌으로 학생의 생각과 의도를 살리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듯 접근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대안이 있어도 학생이 스스로 소화할 수 없다면 아무 소용없습니다. 그러므로 마치 정답이 있는 듯 어떤 대안을 일방적으로 요구하고 주입하려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학생 처지에서 출발해서 그 방향으로 최대한 완성도를 높여야 하고, 거기에 근본적 한계가 있을 때는 왜 문제고 어떤 점에서 한계가 있는지 스스로 깨닫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틀린 것과 다른 것을 확실하게 구분해서 지적해 주어야 합니다. 명백히 틀렸을 경우에는 왜 틀렸는지를 설명하고, 어떻게 고쳐야 하는지 대안을 제시해 줍니다. 반면, 학생의 주장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좀 더 나은 대안이 있을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는 학생의 주장도 충분히 성립된다는 것을 전제로, 학생과는 다른 의견을 개진하는 것임을 분명히 해주어야 합니다. 교사는 다른 의견 하나를 말했을 따름인데 학생은 그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해서 자신의 견해를 철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첨삭 지도가 창의적인 접근을 방해하는 부작용을 낳게 됩니다.

다섯째, 가능하면 논제를 제시할 때부터 첨삭 지도를 염두에 두고 계획적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첨삭도 커리큘럼을 정해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우선 첨삭을 통해 어떤 능력을 키울 것인지 학습 목표를 분명히 세웁니다. 다음으로 이 목표를 이루기에 효과적인 논제를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생의 능력을 이해분석력, 논증력, 창의력 순으로 배양하겠다는 커리큘럼을 세울 수 있습니다. 이 경우, 첫 단계에서는 분석이해형 문제를 주면서 이해 분석력에 초점을 맞추어 첨삭지도를 합니다. 둘째 단계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찬반논의형 문제를 주고는, 근거 제시와 구성 조직의 측면을 중심으로 첨삭 지도 하면서 논증력 배양에 집중합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해결책 제시형 문제를 주고, 첨삭 지도 과정에서 나름의 관점으로 접근하는지, 깊이 있게 문제점을 분석하는지, 다각적으로 해결책을 제시하는지를 중점적으로 점검하며 창의력 훈련에 집중합니다. 이런 식으로 교육 목표와 연결해서 적절한 문항을 주고 집중적으로 첨삭 지도를 해야 학습 효과가 있고 체계적인 지도가 가능합니다.

여섯째, 반드시 복습 글쓰기를 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첨삭 지도 후 다시 고쳐 써오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학생 스스로도 첨삭 지도 내용을 잘 흡수했는지 확인할 수 있고 교사도 지도 결과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지도 현장에서는 무슨 말인지 알 것 같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지도의 핵심이 무엇이었는지 애매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지도 내용을 반영하여 글을 고쳐 써보게 해야만 학생도 실제로 실력이 향상되고 교사도 지도 목표를 달성할 수 있습니다.

憫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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