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아파트 사는 40대 동갑내기 주부CEO 성공스토리

  • 입력 2007년 7월 1일 20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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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 주기 CEO. 동아일보 자료사진
동갑내기 주기 CEO. 동아일보 자료사진
같은 아파트에 사는 40대 중반의 동갑내기 주부가 있다. 사정은 달랐지만 비슷한 시기에 자의반 타의반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성공'했다. 두 사람은 성공스토리를 담은 책을 냈다.

'닮은 꼴 주부의 이모작' 이야기가 화제다.

주인공은 '헤어보톡스'라는 기능성 가발 하나로 철벽같은 국내 '빅3' 백화점에 입성한 씨크릿우먼 김영휴(45) 사장과 명함인식기술 벤처기업인 ㈜한국인식기술 송은숙(45) 사장.

'스타일을 파는 여자'(김씨), '행복한 리더'(송씨·한스컨텐츠)라는 책이다.

두 사람은 대전의 한 아파트에서 앞 뒷동에 산다. 중학교에 다니는 막내 딸 끼리는 친구 사이. 서로 알고 지낸 지도 벌써 10년이나 됐다.

"같은 시대에 같은 생각을 하고 있어 책도 비슷한 시기에 나온 것 같다"는 게 두 사람의 공통된 설명.

책에는 여성으로서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을 일궈낸 스토리가 생생하게 녹아 있다.

김 씨는 2000년까지 만 해도 공기업에 다니는 남편을 뒷바라지 하는 평범한 주부였다.

다른 전업주부들과 마찬가지로 그 역시 매달 아파트 융자금 상환 문제로 고민해야 했다.

둘째를 낳고 뒷머리가 한 움큼씩 빠지는 출산 후 탈모증은 자괴감으로 이어졌다.

'내 외모는 내 책임이다' 발상의 전환이랄까. 빠진 머리카락을 모아서 서로 붙여 빠진 곳에 다시 붙여 보았다. 이 같은 발상은 부분가발로 이어졌고 창업으로 연결됐다.

"전문가조차 사양산업으로 폄훼했어요. 하지만 헤어스타일은 의상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창업 이듬해인 2002년에 1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3년 3억, 2004년 10억, 지난해에는 3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대전에서 창업했지만 전국의 주요 백화점 20곳에 직영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단순하게 성공스토리를 전달하는데 그치지 않고 여건 때문에 일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여성들에게 도전하는 법을 안내하고 싶었다"는 게 김 씨의 설명.

반면 송 씨는 초등학교 교사였다. 남편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출신으로 '문자인식 기술 분야의 총아'라는 평을 들었던 한국인식기술 대표 이인동 박사다.

하지만 이 박사는 문자인식 솔루션 '글눈'으로 코스닥 등록을 앞둔 2002년 11월 과로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떴다. 세 딸을 둔 송 씨는 교사 생활을 접고 남편의 자리를 채웠다.

"100만 불짜리 네트워크도 명함 한 장에서 시작된다고 말했어요."

명함인식기술인 '하이네임'은 청와대를 비롯해 200여개 국내기업, 그리고 5만 명의 시민들이 인간과 디지털 네트워크 간의 매개로 요긴하게 활용하고 있다.

송 씨는 "휴먼 네트워크는 모두에게 성공의 길을 열어주고, 위기에서 구해주고, 삶을 행복하게 해 준다"며 김 씨의 어깨 위에 손을 얹었다.

대전=이기진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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