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7년 6월 12일 02시 59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서울시에 따르면 작년까지 각각 입소율 80∼90%, 40∼90%를 기록하던 영어마을 풍납캠프와 수유캠프는 올해 들어 40%, 30%대로 떨어졌다. 영어마을은 해외 어학연수의 대안으로 알려지면서 개원 당시 수십 대 일의 입소 경쟁률을 보였다.
▽입소율 하락, 왜?=시는 영어마을의 인기 하락에 대해 “홍보 부족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가격 대비 효과에 만족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인기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은 ‘너무 비싸서’로 꼽힌다. 현재 영어마을의 정규 과정인 5박 6일 캠프의 가격은 16만 원. 영어마을 프로그램은 지속적인 체험을 통해 영어에 대한 흥미를 높이도록 설계됐는데, 가격이 비싸 지속적으로 활용할 수 없다 보니 효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최근 몇몇 자치구가 개설한 소규모 영어체험 교실도 영어마을의 입지를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이다. 중구·영등포구의 학교를 활용한 영어체험교실, 노원구의 영어마을 월계캠프 및 사이버 영어마을 등 자치구의 저렴한 영어마을 프로그램이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영어마을 캠프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는 관악구 봉천7동에 3번째 영어마을 캠프를 세우겠다고 밝혔다. 관악구는 편리한 교통 여건을 갖춘 데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원어민 학생들을 강사진으로 활용할 수 있어 서남권 지역 학생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게 시의 계산이다. 시는 영어마을의 추가 설립에 대해 “기존 영어마을의 입소율 부진은 주중 캠프에 대한 학생들의 부담 때문”이라며 “이와 별개로 영어마을에 대한 수요는 아직 많다”고 주장했다.
대신 시는 수익률을 따져 제3 영어마을 캠프의 규모를 기존 캠프의 반으로 줄여 정원 200명 규모로 하고, 비합숙 통학형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자구책 마련=영어마을의 활성화를 위해 시와 위탁 업체들은 올해 초부터 영어마을의 실태를 파악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우선 영어마을과 일선 학교들을 연계해 입소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금까지 정규 프로그램, 특별 프로그램, 주말 프로그램 모두 개인 신청을 받았지만 학교별로 희망자에 한해 단체신청을 받아 저렴한 가격에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또 지난달부터 일선 초등학교 교장과 영어담당 교사 100여 명을 대상으로 영어마을에 대한 설명회를 3차례 벌였다. 영어마을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도를 높여 학생들이 영어마을의 주중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것에 대한 부담을 줄인다는 취지다.
각 자치구 교육청 홈페이지에 영어마을 배너를 설치하는 방안도 교육청과 협의 중이다. 시 관계자는 “영어마을 활성화에 대한 홍보대책 등 방안을 구상하고 있지만 별도의 시 지원금을 지급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