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중학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7년 6월 5일 05시 15분


◎ 논제

글 (가)와 (나)에서 드러나는 문제의 공통적인 원인들을 찾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글 (다)를 바탕으로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학생글

서보경·충남 금산군 금산여자중학교 3

(가)와 (나)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는 인종차별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가)의 경우는 우리나라 사람이 흑인인종을 차별하여 벌어진 사건이고, (나)의 경우는 우리나라 사람이 황인종이라는 이유로 미국에서 적응을 못하고 차별하여 생긴 스트레스도 많은 요인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인종차별문제도 요즘 거론 되고 있는 세계화와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문화를 잘 이해한 다음 다른 나라의 문화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필요하다. 여러 나라와 문화 교류 등이 활발히 이루어지는 세계화 시대에 자신의 문화만을 생각하고 그것이 모두 옳다고 판단하는 생각만을 적용시키려 한다면, 국수주의에 빠져 자신과 나라의 발전보다는 후에 구렁텅이로 빠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서로의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 생활습관이 다르다고 밀어내버리지만 말고, 자신의 문화보다 좋은 것은 기꺼이 받아들여 고쳐나갈 줄 알고, 또 자신의 문화가 우수한 것은 소개해보이며 서로 좋은 협의를 하여 서로서로가 발전해 나가는 것이 올바른 세계화의 길이라고 생각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다 보면 인종차별에 관한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며, 이야말로 진정한 세계화일 것이다.

조수연·부산 개림중학교 2학년

(가), (나)의 공통적인 문제점은 인종차별의 문제다. 특히 (나)는 인종차별의 문제도 포함되지만 다 문화 사회의 부적응에서 온 비극이다. 인종차별은 우리나라 사람들도 심하다. 단일민족이라고 하면서 외부 문화를 잘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들만의 결집이 무척 강하다.(가), (나)의 문제에서도, 이런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

사람들은 자기의 나라가 최고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것으로는 프랑스가 심하다. 옛날에는 다른 나라에서 유학을 온 사람들에 대한 인종 차별이 심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다른 색의 피부, 나라에 대한 거부반응이 조금씩 있다. 이런 것을 해결하려면 `역지사지'라는 말을 생각하면 조금이라도 나아질 것이다. 내 나라에서는 내가 다른 나라 사람을 차별 한다고 해서 나에게 피해가 없지만 만약 내가, 외국을 나가서 그런 대접을 받는다고 생각하면 기분이 나쁠 것이다. 다른 나라의 문화를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나쁜 것은 배척 할 수 있어야 한다. 미국의 환락문화, 마약 같은 것은 배척해야한다. 뿌리와 정체성은 자각하며 행동해야 한다.

세계의 좋은 문화를 받아들이면 우리는 진실된 지구촌을 형성할 수 있게 된다.

■ 총평

제시글의 공통점 정확히 파악한 후 명확한 원인규명을

우리나라 이민 역사도 100여 년이 되었다. 그동안 우리는 이민자들의 성공이나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하면서 함께 기뻐하고 슬퍼했다. 이민자들 역시 우리와 같은 한민족이기에 그들의 일을 우리 일처럼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다.

얼마 전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일어난 총격사건은 정말 큰 충격이었다. 처음에는 조승희라는 인물이 왜 이런 일을 일으켰을까 막연한 의문만을 품었지만, 이 문제에는 분명 이민 사회의 문제점이 내재되어 있음을 알게되었다. 성공이라는 큰 꿈을 안고 떠난 이민. 그러나 현실은 냉혹하다. 처음에 가졌던 꿈은 그저 환상으로 남고 많은 좌절과 실패를 겪는 일도 허다하다. 실제로 많은 이민자가 타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개인적·민족적 열등의식이나 이상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꼭 성공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다른 사람을 인정하거나 배려하는 마음을 없애기 때문에 서로 간에 충돌이 일어나는 경우도 많다.

이번 논제는 이런 현상에 주목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이민자들이 왜 타국에 적응하지 못하고 다른 민족의 특수성을 인정하지 못하게 되는지를 제시된 글에서 찾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리고 우리가 이민자들의 입장이 되어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어 보는 것이다.

많은 학생이 제시된 글의 공통된 문제가 ‘인종차별’이라는 점을 잘 파악했다. 이런 문제가 이민자들의 성공에 대한 강박관념에서 비롯되었다는 점도 잘 지적했다. 문화적·민족적 주체성을 지키지 못하고 타국에 대한 환상을 키워서 그들의 문화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문제점도 내놓았다.

그러나 일부 학생은 나와는 전혀 관련 없는 먼 문제를 다루듯 문제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넘어가는 식의 표현을 사용했으며, ‘인종차별’의 원인을 명확하게 짚어내지도 못해 아쉬움으로 남았다. 마치 제시문의 문장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을 주는 글도 눈에 띄었다. 내가 찾은 공통된 현상에 대해 명확한 원인을 규명해서 논리성과 신빙성을 함께 얻는 노력이 필요하다.

서보경 학생의 글은 제시된 글의 공통점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문제의 원인이 나의 정체성을 잃고 타민족 문화를 배척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였다. 이는 미국이 세계화를 주장하면서도 자신들은 타민족의 문화를 인정하거나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 이민자들에게 큰 괴리감을 준다는 주장으로 연결지을 수도 있다. 이렇게 중요한 문제를 하나하나 잘 파악한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전체적인 글의 방향이 세계화로 귀결된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인종차별이라는 현상의 원인을 찾았다면 그 범위 내에서 논의를 전개해서 결론도 인종차별에 초점을 맞추었어야 했다. 인종차별의 문제가 해결되면 세계화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긴 하나 논제의 범위가 엄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조수연 학생의 글은 인종차별이 다문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우리 민족의 편협한 민족성에서 비롯되었음을 잘 지적하고 있다. 특히 문제의 해결을 위해 ‘역지사지’의 정신을 통해 타민족의 특수성을 인정하자고 주장하면서, 무조건적인 수용이 아닌 주체성과 정체성을 가진 수용을 주장한 점이 돋보였다.

그러나 한 가지 아쉬운 점은 논자가 주장한 ‘배척’의 문제이다. 즉, 다른 문화에 대해 배척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은 배척해야 한다고 하였으나 그 근거가 명확하지 않다. 이 때문에 논자 스스로가 타민족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김재필 LC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 다음논제 써서 보내세요

글 (가)에서 주인공이 상황에 따라 갈등을 겪게 된 원인을 시대적 상황에 따라 분석한 후 이런 개인적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방안에는 무엇이 있는지 글 (나)의 내용을 중심으로 논술하시오(600자 내외).

■ 제시문

㉠ 그들이 성당 앞까지 왔을 때 은행나무에 자잘한 햇빛이 부서지고 있었다. 뜰에는 연분홍빛 글라디올러스가 피어 있었는데 진영은 불교의 상징인 연화를 왜 그런지 연상했다. 그리고 엉뚱스럽게 그 꽃들이 자아내는 서양과 동양의 거리를 생각해 보는 것이었다. 막연한 생각이다. 그러나 다음 순간 진영은 얼떨떨하게 자기의 마음을 더듬었다. 문수를 위하여 신을 뵈러온 마당에서 아무런 경건함도 없이 이렇게 냉정히 사물을 헤아리고 있었다는 것을, 그것을 다만 시각에서 온 하나의 자연발상이라고만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내 슬픔 속에 그만큼 여유가 있었다는 말인가. 진영은 문수에게 부끄러웠다. 미안했다.

㉡ 진영은 아주머니의 말보다 거추장스럽게 신발을 싸들고 가는 신자들의 모습에 눈이 따라가는 것이었다. 진영은 문득, 예수 사랑하려고 예배당에 갔더니 눈 감으라 해 놓고 신 도둑질하더라, 그런 야유에 찬 노래를 생각했다. 그러나 진영은 곧 형용할 수 없는 두려움을 느꼈다. 신전에서 신을 모독하다니 - 그런 죄악 의식에 쫓기며 진영은 아주머니의 뒤를 따랐다.

㉢ 어머니가 바구니를 들고 걸어가는 뒷모습을 문 앞에서 바라보고 섰던 진영은, ‘당신네 같으면 중이 먹고 살갔수.’ 하던 말이 문득 생각났다. 문수가 먹을 것을 중이 먹다니 아깝다. 밉살스럽다. 그러나 진영은 다음 순간 부끄럼 때문에 얼굴이 붉어졌다. 이러한 파렴치한 생각을 내가 왜 했던고…….[박경리 ‘불신시대’]

우리는 매일 가정 학교 사회에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자기 생활이 어떤 원칙에 따라 이끌어지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여러 가지 규범을 지키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조화로운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가 법이나 도덕과 같은 규범을 지키기 위해서 어떤 정신을 가져야 할 것인가?

먼저, 각 개인의 권리를 존중하고, 누구나 평등하게 대우하는 정신을 들 수 있다. 모든 시민은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 (중략)

둘째, 다른 사람의 역할을 존중하고, 자기가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모든 시민들은 각기 자기 나름대로의 독특한 개성을 지니면서도 직업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과 협동 관계를 맺고 있다. 그래서 시민들은 자신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면서 자신이 맡은 책임과 역할을 통하여 다른 사람들을 돕게 되고, 나아가 사회를 유지시키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한다. (중략)

셋째, 준법정신과 질서 의식 및 강한 고발정신이 있어야 한다. 한 사람이 법을 어기거나 질서를 지키지 않을 경우, 모든 사람들이 불안하고 불편하다. (중략) 그래서 모든 사람들은 사회적 약속인 법을 지키고, 그것을 위반했을 때에 고발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넷째, 사회의 공공선(公共善)을 위하는 정신이 필요하다. 우리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사회 전체의 공익을 고려해야 한다. 사회 전체의 공익을 고려할 때 그 이익이 자신에게 되돌아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중 2 도덕 59∼62쪽]

박승렬 LC교육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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