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대포천 ‘제2의 기적’ 주민들 팔 걷었다

  • 입력 2007년 4월 16일 03시 08분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이 모름지기 ‘상생(相生)의 강’이 되도록 할 것입니다.”

낙동강 하류의 지천인 경남 김해시 상동면 대포천 정화운동을 1997년부터 성공적으로 추진해 ‘대포천의 기적’을 만들어낸 주민들과 기업체 등이 ‘제2의 기적’을 꿈꾸며 다시 팔을 걷고 나섰다.

이봉수(51) 전 한국마사회 부회장이 발기인 대표를 맡은 ‘맑은 물 사랑 사람들’은 25일 오전 10시 김해 상동농협에서 상동면, 한림면, 생림면, 양산시 원동면 주민들과 인근 기업체 관계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대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는 대포천 살리기에 기여해 온 상동면 수질개선대책위원회(위원장 조용진), 마을 이장단, 부녀자회, 사회단체 대표 등이 두루 참여한다.

이들은 우선 ‘환경인증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기업체가 환경교육을 이수하고 환경책임자를 지정하는 등 환경보호 의지가 있는지에 따라 스티커를 발급하는 방식이다.

또 농약과 비료 없이 농산물을 생산하도록 농민을 지도한 뒤 ‘친환경농산물 지역’으로 선포한다는 구상이다.

재정 및 행정 지원 등을 요구하는 건의서는 이미 농림부와 환경부에 제출했다.

이와 함께 난개발에서 비롯된 주민과 기업의 갈등을 치유하는 사업도 펼친다.

수계지역 주민과 기업이 낙동강 지류의 수질을 맑게 하는 데 동참하도록 유도하고,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쓰는 부산지역 주민의 이해와 참여도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한국농업경영인 김해연합회장 출신인 이봉수 씨는 15일 “강을 살리는 일은 21세기에 추구해야 할 진정한 가치”라며 “10년 전에 펼쳤던 대포천 수질개선 운동을 되돌아보면서 한 단계 성숙한 시민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낙동강과 물의 소중함을 널리 인식시키고 부산과 경남의 화합도 유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포천 사람들’과 김해시 관계자 등은 지난달 27일 대포천에서 새끼 은어 1만5000마리를 방류하기도 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대포천의 기적

부산시민의 상수원인 낙동강 물금취수장에서 300m 상류에 위치한 대포천(길이 8.9km, 너비 10∼40m)이 개발 여파와 축산폐수 등으로 오염돼 1997년 수질이 3, 4급수로 떨어지자 환경부가 취수장 수질보호를 위해 상수원보호구역 지정을 검토했다. 이에 재산권 제약을 우려한 4000여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상동면 수질개선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대대적인 정화운동을 벌였다. 이듬해부터 수질이 나아져 현재 1급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민간 환경운동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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