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숨겨진 소리꾼’ 28명 삶 책으로

  • 입력 2007년 4월 10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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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구석구석의 노랫가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 나왔다.

광주MBC에서 국악프로그램 ‘신 얼씨구 학당’을 연출하고 있는 윤행석(38) 프로듀서가 펴낸 ‘우리동네 소리꾼을 찾아라’(전라도닷컴)는 전라도 농어촌 민요의 백과사전으로 불릴 만하다.

그는 화순 곡성 보성 신안 해남 진도 등에 사는 소리꾼 28명을 찾아 그들의 질퍽한 삶과 노래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냈다.

“가르치고 배우고 한적 없어. 들판에서 모심고 논매면서 어른들이 하던 대로 그냥 배워 부른 거지.”

이들은 자신들의 이야기를 책으로 낸다는 사실부터 겸연쩍어 한다.

진도의 아낙들은 “아리랑은 배우는 법이 아니여. 다 지어서 하는 거제. 저녁내 놀아도 안한 놈(노래가사)을 하제. 한 놈은 또 안하제”라며 진도아리랑을 한없이 불러댄다.

전문 소리꾼들이 아니라 시골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할아버지와 아낙들이다.

베틀노래(보성 장운마을 공인순) 방구타령(장흥 운주리 김본순) 광광술래(담양 신학리 김서운) 반지락타령(진도 소포리 한남례) 댕기타령(곡성 압록리 김오목) 상사소리(해남 우수영 유근애) 상동들노래(무안 상동마을 고윤석) 백촌들노래(나주 백촌마을 이맹범) 등의 채보를 싣고 노랫가락은 CD부록에 담았다.

“전라도 전통 문화자원을 콘텐츠로 담겠다는 욕심으로 책을 냈다”는 저자는 “우리 옛 노래를 통해 무너져 가는 마을 공동체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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