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골프장 사장 납치’ 재수사 검토 “진술 엇갈려”

  • 입력 2007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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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경찰대는 H골프장 사장 납치 범행에 가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벤처기업 S사 대표 정모(39) 씨를 16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정 씨는 지난달 26일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앞 횡단보도에서 경기 용인시 H골프장 강모(59) 사장 일행을 승합차에 태워 납치하는 과정에 개입한 혐의는 인정하고 있으나, 범행을 주도한 사람은 강 사장의 외삼촌 윤모(66·구속) 씨와 부장검사 출신 김모(41·구속) 변호사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정 씨가 같은 달 20일 서울 강남의 한 식당에서 윤 씨, 김 변호사와 만나 강 씨를 납치해 골프장 경영권을 넘겨받아 매각한 뒤 윤 씨에게서 1500억 원을 받기로 하고 범행을 주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범행 이후 잠적했던 정 씨는 9일 서울 강남의 한 술집에서 술을 마신 뒤 호텔에 투숙해 있다가 16일 새벽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범죄 사실을 확인하는 대로 정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한편 정 씨와 함께 범행을 모의한 것으로 알려진 김 변호사는 경찰의 추가 조사과정에서 “정 씨의 협박으로 범행 현장에 갔을 뿐이며 나도 정 씨 일행에 의해 사실상 납치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이 사건을 지휘하고 있는 인천지검은 경찰에서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특수부 검사들을 투입해 사건을 원점에서부터 다시 수사할 계획이다.

인천지검 관계자는 “정 씨와 김 변호사 등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이 서로 엇갈리는 데다 범행 동기와 배경이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며 “사건을 송치받으면 전면적으로 재수사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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