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사장 납치 용의자 정모씨 검거

  • 입력 2007년 3월 16일 11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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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공화국 당시 최대 미스터리 사건의 주인공 이었던 J여인의 아들인 정모(39)씨가 골프장 사장 납치에 깊숙이 개입한 뒤 도주 중 사건 발생 18일만에 경찰에 검거됐다.

인천공항경찰대는 16일 오전 2시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모처에서 정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월 26일 오후 7시 43분께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횡단보도에서 경기도 H골프장 사장 강모(59)씨, 아들(24), 운전기사 은모(42)씨 등 3명을 카니발 승합차에 태워 납치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2월 20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강씨의 외삼촌 윤모(66.구속)씨,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모(40.구속)씨를 만나 윤씨에게 골프장을 빼앗으면 1500억 원을 줄 수 있느냐며 범행을 제안, 윤씨가 수락하자 납치 행동대원들을 끌어모은 뒤 강씨를 납치한 혐의다.

그는 납치에 개입한 혐의는 인정하면서도 납치극을 주도한 것은 윤씨와 김씨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또 언론에 자신이 J 여인의 아들이라고 보도된 데에 대해 상당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은 정씨를 상대로 납치에 개입하게 된 경위, 범행 동기, 도주 경로 등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정씨는 1970년 서울의 강변도로에서 의문의 총격 피살체로 발견된 J여인의 아들로 당시 친부가 누구인지를 놓고 정치권 유력인사들의 이름이 거론되며 세간의 관심을 모았었다.

정씨는 고교 2학년 재학중이던 1985년 미국으로 건너간 뒤 1991년 6월 고위 공무원을 지낸 유력인사를 상대로 친자확인 소송을 냈다가 1개월만에 취하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씨가 누구의 아들인지 여부는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며 "납치 과정에서 정씨의 역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모아 범죄사실이 확인되는대로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공동감금)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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