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합포문화동인회 시류 영합않은 선비의 길 30년

  • 입력 2007년 3월 16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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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7년 민족문화협회 마산지부 출범, 1983년 합포문화동인회로 개명, 1996년 사단법인 설립, 민족문화강좌 349회….’

경남 마산시의 사회문화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합포문화동인회(회장 조민규)의 이력 중 일부다.

시민교육과 문화강좌 개설, 음악회 개최, 야학 운영, 문화유산 답사 등 다양한 활동을 펴는 ‘작지만 강하고, 유명하지만 조용한’ 이 단체가 창립 30주년을 맞아 여러 가지 기념행사를 마련한다.

기념식은 16일 오후 6시 반 마산 사보이호텔 5층에서 열린다. 서영훈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안병영 전 교육부총리, 정종욱 서울대 교수,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김학준 동아일보 사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김태호 경남지사 등 기관장도 자리를 함께한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이날 ‘문화와 언어의 중요성’을 주제로 특별강연을 한다. 국립국악관현악단 초청 기념음악회는 22일 오후 7시 반 마산MBC홀에서, 청소년을 위한 강좌는 다음 달 28일 오전 11시 반 경남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열린다. 교육포럼과 인간 생명의 존엄성을 위한 세미나도 5, 6월에 계획돼 있다.

이 동인회는 1977년 3월 17일 출범했다. 마산 출신인 노산 이은상 선생이 “경제가 풍요해도 정신문화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허망한 일”이라며 지역 문화계 인사 20여 명을 상대로 첫 강좌를 연 것이 계기가 됐다.

매달 저명인사를 초청해 여는 ‘민족문화강좌’는 합포문화동인회를 상징한다. 2003년 1월 300회 강좌를 열면서 강좌 내용을 모은 세 번째 책 ‘세기를 넘어서’를 출간했다.

29일 이어령 박사 초청 특강이 350회 강좌다. 그동안 강영훈 노재봉 전 총리,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연극인 윤석화 씨, 소설가 이문열 씨, 배우 최불암 씨 등이 강사로 다녀갔다.

이 단체가 매년 가을에 마련하는 ‘노산 가곡의 밤’은 올해로 24번째, ‘여성교양강좌’는 9번째다.

회원들은 동인회의 생명력과 힘의 원천을 ‘정치성 배제와 운영의 독립성’에서 찾는다. 회원 모집부터 정치권 인사는 철저하게 배제한다. 또 150여 명의 회원(운영, 후원, 일반)들이 내는 연간 1억 원의 회비로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조민규 회장은 “늘 여론이나 시류에 편승하지 않으면서, 중요하지만 외면당하는 시대정신을 찾아가는 데 진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055-240-6090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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