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감동…연봉제… 대학가, 기업경영전략 도입

  • 입력 2007년 3월 13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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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감동, 연봉제, 경영계약, 팀제식 조직, 구조조정, 기업용 리더 육성….'

기업에서나 들을 수 있던 용어들이 대학가에 등장하고 있다.

살아남기 위한 대학들의 생존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일부 대학들이 조직 혁신과 빠른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기업식 경영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지난달 신임총장으로 취임한 오영교 동국대 총장은 13일 동국대의 발전을 위한 108가지 전략을 담은 '108프로젝트'를 발표하는 기자회견 자리에서 "국내 대학 최초로 전 교수를 대상으로 교수 연봉제를 실시해 같은 직급에서 최고 1000만 원까지 성과급의 차이를 둘 계획"이라고 밝혔다.

교원업적평가엔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 영어수업 여부, 연구논문의 질뿐만 아니라 기금모금과 산학연구유치실적, 제자의 취업상황까지 반영된다.

동국대는 총장과 단과대학장이 목표관리제 형식의 '경영계약'을 체결한 뒤 신임교수 채용을 포함한 교수인사 및 단과대 예산 운용의 모든 권한 및 책임을 단과대학장에게 부여하는 분권형 자율경영시스템도 도입했다. 목표달성실적과 성과에 따라 각 단과대는 예산과 인력을 차등 배분받는다.

또 학교 행정조직을 팀제(본부제)로 전면 개편했고 대학 경영전략 수립을 위한 경영부총장직을 외부에서 영입하기로 했고, 총장 직속의 혁신관리팀과 고객만족 경영팀을 신설했다.

학과별 사회적 수요와 취업률 등을 매년 평가해 정원의 10% 범위에서 정원을 탄력적으로 줄이거나 늘리는 구조조정도 실시한다.

한편 한양대는 지난해 18년간 삼성그룹의 인력개발원에서 리더십 전문가로 일해 온 송영수 전 삼성 상무를 교육공학과 교수로 특별 임용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 육성을 위한 '한양 리더십 프로그램(HELP)'을 개발했다.

올해부터 3600여 명에 이르는 모든 신입생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이 프로그램은 사회와 기업의 요구를 이해하고 자신의 인생계획을 수립하는 1학년 과정, 실무 영어와 시장경제 원리, 사회봉사 등을 통해 경영마인드를 익히고 사회인이 될 준비를 하는 2, 3, 4학년 과정으로 이뤄져 있다.

한양대 리더십 센터장직을 맡아 HELP의 전 과정을 기획한 송 교수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와 실제 대학 교육 간의 괴리가 크다"며 "HELP는 기업 맞춤형 인재 육성을 위한 대학의 노력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정혜진기자 hye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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