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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7년 2월 27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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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何如歌’이방원 -‘丹心歌’정몽주의 두 인생관
부조리한 현실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
□ 주제: 부조리한 현실과 대응
중심활용단원: 광야,<이육사> 국어교과서 (상) 6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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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야’는 육사의 확고한 역사의식에 바탕을 둔 현실 극복 의지가 예술성과 탁월하게 조화를 이룬 작품으로, 자기 극복의 치열성에 바탕을 둔 초인 정신과 투철한 현실 인식에서 출발하는 지사(志士) 의식, 그리고 순환의 역사관에 뿌리를 둔 미래 지향의 역사의식 등이 종합적으로 나타나 있다.
이 시는 광야의 원시성, 광야의 신성성, 역사의 태동-미래에 대한 굳은 의지, 새 역사에 대한 강한 미래지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히 4연의 눈으로 상징되는 시련과 매화 향기로 상징된 강한 의지를 대립적 심상으로 제시함으로써, 어떤 극한적 현실 앞에서도 결코 물러서지 않는 강한 선비정신을 보여 준다. 특히 5연에 드러난 이 땅에서 목 놓아 노래를 부를 초인의 모습을 통해 강한 미래 지향 의식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런 시인의 현실 대응 태도는 그의 시 ‘절정’에서도 엿볼 수 있다. 북방으로 휩쓸려 가고 고원에까지 쫓겨나 서릿발 칼날진 그 위에 선 극한적 현실 앞에서도 시인은 이렇게 말한다. “이러매 눈감고 생각해볼 밖에 겨울은 강철로 된 무지개인가 보다.” 즉 어떤 현실도 물러섬 없이 대결하고 이겨내겠다는 것이다.
□ 사고 넓히기
■ 상상하기
<보기>의 화자에게 ‘광야’의 화자가 보내는 편지를 써 보자.
<보기>
[이방원, <하여가>]
□ 논술로 확장하기
출전: 국어교과서(상), 이육사, <광야>문학교과서, 정희성, <저문강에 삽을 씻고> / 문학교과서, 이청준, <병신과 머저리>
(가) 광야
까마득한 날에/하늘이 처음 열리고/어데 닭 우는 소리 들렸으랴.//
모든 산맥들이/바다를 연모(戀慕)해 휘달릴 때도/차마 이곳을 범(犯)하던 못하였으리라.//
끊임없는 광음(光陰)을/부지런한 계절이 피어선 지고/큰 강물이 비로소 길을 열었다.//
지금 눈 내리고/매화 향기(梅花香氣) 홀로 아득하니/내 여기 가난한 노래의 씨를 뿌려라.//
다시 천고(千古)의 뒤에/백마(白馬) 타고 오는 초인(超人)이 있어/이 광야(曠野)에서 목놓아 부르게 하리라.//
(나) 저문 강에 삽을 씻고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우리가 저와 같아서/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스스로 깊어 가는 강을 보며/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샛강 바닥 썩은 물에/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다) 병신과 머저리
결혼식을 하루 앞둔 신부의 편지라고 겁내실 필요는 없어요. 어떤 일도 선생님은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으셨고, 저는 선생님에게 책임을 지워 보려는 모든 노력에서 한 번도 이긴 적이 없으니까요. 결국 선생님은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음을 알았어요. 혹은 처음부터 책임을 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이미 책임 있는 행위라고 생각하고 계실지 모르겠어요. 감정의 문제까지도 수식을 풀고 해답을 얻어내는 그런 방법이 사용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시는지 모르지만, 그것도 결국 선생님은 아무것도 책임질 능력이 없다는 증거지요. 왜냐하면 선생님의 해답은 언제나 모든 것이 자신의 안으로 돌아가는 것뿐이었으니까요.
선생님을 언제나 그렇게 만든 것은 선생님이 지니고 계신 이상한 환부(患部)였을 것입니다. 내일 저와 식을 올릴 분은 선생님의 형님되시는 분을 6·25전쟁의 전상자라고 하더군요. 처음에는 저는 그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었지만 요즘의 병원 일과 소설을 쓰신다는 일, 술(놀라시겠지만 그분은 선생님의 형님과 친구랍니다)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듣고는 어느 정도 납득이 갔어요. 그렇지만 정말로 저는 선생님에 대해서는 알 수가 없었어요. 6·25의 전상이 자취를 감췄다고 생각하면 오해라고, 선생님의 형님은 아직도 그 상처를 앓고 있다고 하시는 그분의 말을 듣고 저는 선생님을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이유를 알 수 없는 환부를 지닌, 어쩌면 처음부터 환부다운 환부가 없는 선생님은 도대체 무슨 환자일까고요. 더욱이 그 증상은 더 심한 것 같았어요. 그 환부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그것이 무슨 병인지조차 알 수 없다는 점에서 선생님의 증상은 더욱더 무겁고 위험해 보였지요. 선생님의 형님은 그 에너지와 어디에 근원 했건 자기를 주장해 왔고, 자기의 여자를 위해서 뭔가 싸워 왔어요.
영영 열리지 않을 문의 성주(城主)에게
혜인 올림
(중략)
“이 참새 가슴 같은 것, 뭘 듣고 있어. 썩 네 굴로 꺼져!”
소리를 꽥 지르는 통에 나는 방으로 쫓겨 들어오고 말았다.
비로소 몸 전체가 까지는 듯한 아픔이 전해 왔다. 그것은 아마 형의 아픔이었을 것이다. 형은 그 아픔 속에서 이를 물고 살아왔다. 그는 그 아픔이 오는 곳을 알고 있는 것이다. 그리하여 그것은 견딜 수 있었고, 그것을 견디는 힘은 오히려 형을 살아있게 했고 자기를 주장할 수 있게 했다. 그러던 형의 내부는 검고 무거운 것에 부딪혀 지금 산산조각이 나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이제 형은 곧 일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형은 자기가 솔직하게 시인할 용기를 가지고, 마지막에는 관모의 출현이 착각이든 아니든, 사실로서 오는 것에 보다 순종하여, 관념을 파괴해 버릴 수 있는 힘이 있었다. 무엇보다도 형은 그 아픈 곳을 알고 있었으니까. 어쨌든 형은 지금까지 지켜 온 그 아픈 관념의 성은 무너지고 말았지만, 그만한 용기는 계속해서 형에게 메스를 휘두르게 할 것이다. 그것은 무서운 창조력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멍하니 드러누워 생각을 모으려고 애를 썼다.
나의 아픔은 어디서 온 것인가. 혜인의 말처럼 형은 6·25의 전상자이지만, 아픔만이 있고 그 아픔이 오는 곳이 없는 나의 환부는 어디인가.
혜인은 아픔이 오는 곳이 없으면 아픔도 없어야 할 것처럼 말했지만, 그렇다면 지금 나는 엄살을 부리고 있다는 것인가.
나의 일은, 그 나의 화폭은 깨어진 거울처럼 산산조각이 나 있었다.
그것을 다시 시작하기 위하여 나는 지금까지보다 더 많은 시간을 망설이며 허비해야 할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것은 나의 힘으로는 영영 찾아내지 못하고 말 얼굴일는지도 모를 일이었다. 나의 아픔 가운데에는 형에게서처럼 명료한 얼굴이 없었다.
□ 실전 문제
제시문 (다)에는 현실에 대응하는 태도가 각기 다른 두 인물이 등장한다. 두 인물이 갖고 있는 삶에 대한 대응 자세를 분석하고, (가), (나)와 연관지어 바람직한 삶의 자세를 제시해 보시오.(900자∼1000자)
□ 사고의 길잡이
■ 상상하기
→ ‘하여가(何如歌)’는 고려의 충신 정몽주를 회유하기 위하여 이방원이 지었다는 시조이다. 이방원은 ‘세상을 이렇게 살면 어떻고 저렇게 살면 어떠냐 같이 의기투합하여 한 세상을 잘살면 되지 않겠느냐’고 말을 건네는 것이다. 그러나 이에 정몽주는 ‘단심가(丹心歌)’로 화답한다. 죽어도 충신의 일편단심은 변하지 않는다는 강한 지조와 절개의 의지를 보여 주는 것이다.
■ 실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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