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반5개 모두 日오리콘 1위 “진짜 보아의 노래는 이제 시작”

  • 입력 2007년 1월 26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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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축하한다"며 들떠있는데 정작 주인공은 발 얘기부터 꺼냈다.

"6개월 동안 춤을 추면 안 된대요. 일본 정규 5집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발바닥이 너무 아파 MRI 검사를 했더니 엄지발가락에 염증이 생겨 쉬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죠. 5집도 발매됐고 3월부터는 콘서트 일정도 잡혀있는데… 그래도 많이 좋아졌어요."

지난주 일본발(發) 낭보는 가수 보아(21)의 것이었다. 17일 일본에서 발표한 정규 5집 '메이드 인 트웬티'가 발매 첫 주 일본 오리콘 앨범차트 1위를 차지, 일본 진출 6년 만에 정규 앨범 5장이 모두 1위에 오르는 기록을 세웠다. 아무로 나미에, 미시아, 쿠라키 마이 등 쟁쟁한 일본 여가수들을 뒤로하고 그녀는 하마사키 아유미(8장)에 이어 역대 여자가수 부문 2위에 올랐다. 전체 가수를 통틀어서도 '킨키 키즈' 등과 공동 2위다. 수 없이 1위를 차지한 그녀도 이번만큼은 소감이 남다를 듯 하다.

"6년 간 일본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스스로 만족할 때까지 연습하지 않으면 안 되더라고요. 충분히 갈고 닦았을 때 배어나오는 당당함과 자신감, 그 느낌이 좋아요."

2001년 싱글 'ID 피스 B'로 일본에 진출할 때만 해도 10대였던 그녀는 이제 총 21장의 싱글과 8장의 앨범(정규, 베스트, 리믹스 포함)을 발표한 일본 내 '거물' 가수로 성장했다. 그러자 "글쎄요, 노력 안 해도 몸무게가 줄어든다는 것 빼놓곤 별로 변한 게 없는데…"라며 한 발 물러선다. 반면 음악적인 부분은 아직 과제로 남아있다. 이제는 '보아만의 음악'을 해야 할 때가된 것. 더 이상 '기성복'같은 음악으로 승부하기엔 팬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모든 노래를 작사, 작곡하지 않았지만 저만의 감정으로 노래한 건 사실이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만의 인생이나 철학이 전달되지 못했다면 그런 감성을 담을만큼 덜 컸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전 지금도 성장하고 있고 언젠간 진짜 '보아만의 음악'을 들려드릴 때가 오리라 믿어요."

그녀의 성공 이후 한국에는 '제 2의 보아' 붐이 나돌 정도로 보아의 성공을 잇겠다는 여가수들이 많았다. 그러나 여전히 두 번째 보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한 그녀의 해법은 "제 2의 누군가가 되기 전에 '제 1의 나'가 돼야 한다"는 것. 하지만 승승장구하는 그녀도 전혀 걱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내리막길'에 대한 생각은 하지만 두려움은 없어요. 노력한 만큼, 정상에서 머문 시간만큼 내려오는 시간도 비례한다고 믿거든요. 하지만 요새는 최고의 자리를 후배에게 물려주는 것도 선배의 도리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흐름이기도 하고요."

가수 생활 7년째인 그녀는 올해 2년 만에 국내 정규 음반 계획도 밝혔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연기 활동도 병행한다는 소식도 전했다. 팬들은 그녀의 연기에 대해 찬반양론을 펼치고 있지만 그녀의 의지는 확고하다. "비판을 두려워한다면 어떤 것도 도전할 수 없다"는 것. 마냥 어리게 보였던 그녀도 다 큰 것 같다.

이제 스물한 살. 이룬 것이 많은 만큼 앞으로 이룰 것도 많다. 인터뷰가 진행될수록 그녀는 점점 확신에 찬 모습을 보였다. 10년 후에도 그 '배짱'만큼은 변치 않을 듯 하다. 그러자 그녀, 웃으며 마지막 배짱을 펼쳐 보였다.

"제가 대학을 가지 않았던 것도 음악에 충실하지 못할까봐 포기했던 거죠. 기회는 나중에 또 오겠죠. 열심히 일하는 여성은 언제나 멋지고 매력적이잖아요. 10년 후 결혼을 못했더라도 '멋진 노처녀'가 될 자신이 있어요. 제겐 음악이 있으니까요."

김범석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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