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억대 가짜 세금계산서 유통…‘자료상’조직 적발

  • 입력 2007년 1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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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대문시장 등에서 3000억 원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유통시킨 국내 최대의 ‘자료상(商)’ 조직이 적발됐다.

자료상은 개인이나 법인사업자들에게 부가가치세 등을 공제받을 수 있도록 세금계산서를 허위로 작성해 파는 업체나 개인을 말한다.

국세청은 ‘양모 사단’으로 불리는 자료상 조직이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2일 현장을 급습해 조세범칙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국세청에 따르면 이 조직은 남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상가 689곳을 상대로 최근 5년간 최소 3000억 원 규모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팔아 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공인회계사의 명의를 빌려 실물거래 없이 각 상가끼리 세금계산서를 주고받도록 하는 ‘삼각 교차발행’(속칭 ‘뺑뺑이 거래’)을 해 왔으며 수익의 일부를 상가번영회에 수수료 명목으로 줘 온 것으로 밝혀졌다.

국세청은 가짜 세금계산서를 사들인 업소도 철저히 조사하고 양모 사단과 함께 이들 상가의 세금 처리를 맡아 온 무자격 세무 대리인들을 적발해 검찰에 고발할 방침이다.

오대식 국세청 조사국장은 “남대문시장 등에서 벌어지는 가짜 세금계산서 매매 행위는 오랫동안 관행적으로 이뤄져 탈루 세액 규모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라며 “다른 상가에 대한 조사도 대대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국세청도 최근 10여 명의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일주일 만에 17억 원어치의 가짜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6400만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자료상 3명을 수사기관의 협조를 받아 긴급 체포했다고 밝혔다.

고기정 기자 ko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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