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수수' 정건용 전 산은총재 집행유예

  • 입력 2007년 1월 12일 11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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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장성원 부장판사)는 12일 김재록 씨로부터 산업은행이 발주하는 컨설팅 업무를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만 달러를 받고 사무실을 무상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뇌물수수) 등으로 불구속 기소된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37만8000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씨와 피고인의 상호관계나 금전의 액수, 출처, 김씨 회사와 산업은행의 업무관계 등을 보면 포괄적인 뇌물임이 인정된다"며 "다만 사무실 무상 제공의 경우 그같은 이익을 제공하기로 약속한 것은 산은 총재 퇴임 이전이고, 실제로 퇴임후에 제공을 받았으므로 뇌물을 수수한 게 아니라 뇌물을 약속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죄질이 가볍지 않지만 구체적 대가성이 없고 명목과 사용처가 해외출장시 산은 직원에게 격려금 지급 등의 용도였던 점 등을 감안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2001년 12월 김재록 ㈜인베스투스글로벌 전 회장으로부터 산업은행이 발주하는 각종 컨설팅 업무를 자신이 부회장으로 있는 아더앤더슨코리아가 수주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만 달러를 받고 2003년 5월부터 10개월 간 김 씨로부터 전세보증금 3000만 원에 월세 260만 원 상당의 80평 규모 사무실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사용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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