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짝퉁 애니콜' 국내 유통

  • 입력 2007년 1월 4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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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수출됐던 중고 휴대전화가 케이스만 새 것으로 바뀐 채 '짝퉁' 삼성전자 휴대전화 등으로 국내에서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중국에서 수입했거나 국내에서 회수한 중고 휴대전화 기기에 '애니콜' 등의 상표가 부착된 중국산 가짜 휴대전화 케이스를 입혀 국내 시장을 통해 대량 유통시킨 기업형 조직을 검거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모(38) 씨 등은 지난해 3월부터 서울 강서구 방화동 작업장에서 중국에서 역수입하거나 국내에서 거둬들인 삼성과 LG, 모토로라의 중고 휴대전화에 폐기 휴대전화의 고유번호(ESN)를 복제한 뒤 이를 국내에 유통시킨 혐의(사기, 전파법 위반 등)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국내에서 중국으로 수출된 중고 휴대전화를 역수입한 뒤 휴대전화 기기 속에 들어있는 기기판을 분리해내고, 국내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에서 조달한 파손되거나 침수된 중고 휴대전화 기기에서 메인보드, LCD, 번호판 등을 각각 뽑아내 1개의 조립 휴대전화를 만들었다.

이후 케이스와 배터리 등 몸체만 중국에서 원래 제품과 거의 흡사하게 만들어진 것으로 교체해 유명 회사의 제품으로 보이도록 만들었다.

이렇게 불법 개·변조한 휴대전화 2만여 대(시가 11억 원 상당)가 국내 중고 휴대전화 시장에 유통됐다.

'짝퉁' 중고 휴대전화는 겉으로는 국산 휴대전화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에 1대 당 평균 10만 원 정도(1만 원~25만 원)의 가격으로 인터넷 쇼핑몰과 휴대전화 판매 대리점 등을 통해 광범위하게 팔려나갔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서 들여온 중고 휴대전화는 대당 5만 원 정도로 값이 저렴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중고제품을 판매했을 때보다 훨씬 큰 이윤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며 "핵심 관계자에 대해서는 다음주 중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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