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충청인이 나라 중심 잡아왔다”

  • 입력 2006년 12월 27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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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인이 나라 가운데서 중심을 잡아왔다.”

최근 범(汎)여권 대선 후보 가운데 한 사람으로 거론되고 있는 정운찬(사진) 전 서울대 총장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정 전 총장은 26일 저녁 서울에서 열린 재경(在京) 공주향우회 송년 모임에 참석해 “저는 분명 공주가 고향인 영원한 충청도 사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열린우리당 안팎에서 충청도 출신의 ‘정운찬 카드’를 언급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총장은 특히 “공주 분들께 2007년은 특별한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제가 미력하나마 공주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있을 것이고, 그것을 위해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축사를 위해 준비한 원고를 꺼내 읽어 내려간 그는 “충청은 선비의 고장이다. 양반은 노동을 안 하기 때문에 행동이 느리며 신중하고 또 생각을 다듬느라 말이 느리다”고 말한 뒤 박팽년 성삼문 이순신 윤봉길 김좌진 등 충청 출신 위인들을 일일이 거명했다.

정 전 총장은 또 “충청은 결연한 투사의 이미지도 갖고 있는데 충청 말에도 담겨 있다”며 “(충청도에서는) ‘냅둬유’라고 하면 모든 이야기는 끝나는데, 서두르지 않고 신중히 생각해보니 아니다란 결정적 의사표시다. 내 갈 길은 내가 간다는 독립지사의 기질이 담긴 말이 ‘냅둬유’”라고 풀이했다.

정 전 총장은 행사 후 기자들에게 “그동안 공주향우회에 몇 번 나왔었고 고향 떠난 지 오래돼서 공주 발전을 위해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다는 뜻에서 덕담을 한 것”이라며 “너무 큰 관심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참여 선언처럼 보인다’는 질문에 대해서도 “전혀 아니다”고 부인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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