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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15일 23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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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당선자는 5월 국제중학교 설립에 반대해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16일 동안 단식투쟁을 했고, 선거운동 중에도 이를 ‘투쟁 경력’으로 내세웠다. 이른바 ‘투쟁 방식’이 현 위원장과 비슷하다. 다른 후보는 “현 위원장과의 차이는 투쟁을 좀 약하게 하자는 것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번 선거는 전교조 내 민족해방(NL)계열과 민중민주(PD)계열 간의 대결이었다고 한다. 조직 자체가 친북(親北) 및 형식적 평등주의 이념에 사로잡혀 있는 한 위원장이 바뀐다고 달라질 게 있겠는가. 정 당선자가 교원평가제 법제화에 반대하고, 위헌성을 안고 있는 사립학교법의 조속한 시행을 요구하는 것도 이런 우려를 뒷받침한다. 본질을 바꾸지 않은 채 겉으로만 ‘대안 제시’ 운운하는 것은 속임수다.
그는 전교조가 고립 상황에 빠진 원인을 ‘단선적 투쟁전략’ 때문이라고 단정했다. 정부와 보수세력, 국민을 한 편으로 만들고 그 반대편에서 강경투쟁으로 돌파하려 했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교조가 외면받는 진짜 이유는 과격투쟁과 좌파이념 전파, ‘철밥통 지키기’에 매몰돼 온 탓이다. 계속 약자(弱者)인 양 행세하며 변화를 거부하겠다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행태다.
전교조 초창기 인사들은 “당초 교육을 잘하기 위한 방편으로 노조를 만들었지만 지금은 교육은 사라지고 내부 구성원의 이익만 남았다”고 개탄하고 있다. 지금의 전교조는 걱정하는 선배들에게 “나간 사람들은 끼어들지 말라”며 돌을 던졌다. 전교조는 현 정권에서 더 강력한 기득권 세력이 됐다. 교육 당국이 교원평가제 반대 연가투쟁에 참가한 전교조 교사들에 대해 징계조차 망설일 정도다. 전교조가 근본적으로 변하지 않으면 망가질 대로 망가진 대한민국의 교육을 되살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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