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강북 교육개선에 3470억 지원

  • 입력 2006년 12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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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갈수록 굳어지는 강남북의 교육격차를 줄이기 위해 직접 나섰다.

서울시는 11일 ‘교육지원 4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학교시설 개선, 우수고 육성 등 강북의 교육환경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한 구체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지역 내 교육사업은 일반 행정과 분리돼 각 시도 교육청에서 도맡았다. 광역자치단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각종 예산을 교육청에 이관해 주는 게 고작이었다.

기초자치단체는 학교의 교육여건 개선사업을 지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에만 맡겨 놓다 보니 살림이 넉넉한 지역과 그렇지 못한 지역의 교육환경 격차가 더 벌어졌다.

이 때문에 시가 지역의 교육환경을 직접 챙기겠다고 나선 것. 매년 시세인 취득·등록세의 1.5%(약 525억 원)를 교육예산으로 확보하도록 7월 제정한 ‘교육지원조례’가 근거가 됐다.

시는 앞으로 4년간 3470여억 원을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새로 투입한다.

▽열악한 학교환경 개선한다=우선 학교시설이 열악한 지역의 학교 개선이 중점 추진된다.

4년 동안 644개 초등학교와 고등학교의 낡은 책걸상을 바꾸고, 366개 초중고교의 화장실을 고치는 데 각각 533억 원과 772억 원을 들이기로 했다.

교실 밝기, 냉난방 설비, 컴퓨터 등 기타 시설을 개선하는 데도 276억 원이 배정됐다.

사교육비 부담과 지역 간 학업성취도 차이를 줄이는 교육 프로그램에도 31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학교가 원어민 영어교사를 채용하거나 방과 후 프로그램을 활성화하는 등의 사업을 할 때 지원해 줄 계획이다.

▽우수인재 키울 환경 만든다=이미 자립형사립고를 신설하기로 해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된 은평과 길음뉴타운 외에, 도심공동학군인 아현뉴타운에서도 일반고 1곳을 자사고로 전환시킬 계획이다. 당장 은평과 길음뉴타운에서는 내년 1375억 원을 들여 학교용지를 매입할 계획이다.

또 저소득층 가정의 우수한 중·고등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2009년 6월까지 서울 동부와 서부에 1곳씩 각 100명이 입주할 수 있는 기숙사인 ‘서울학사’를 마련하기로 했다.

서울시가 역점 추진하는 관광, 문화, 컨벤션, 디자인, 패션 분야 특성화고에는 첨단 기자재를 확충하고 산업체 실무연수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한편 글로벌 리더를 기르기 위해 국제기구 주최 행사나 국제회의 등에 참여하는 청소년에게는 항공료, 체재비 등을 지원한다.

▽학교 지원은 어떻게?=서울시는 이달 중 교육예산 배분 기준을 담은 ‘교육지원기본계획’을 수립할 방침이다.

이후 내년 1월까지 학교 현장(교장, 교사, 학부모)에서 지원이 필요한 사업을 제안 받을 계획이다. 이어 2월 중 학교가 있는 구의 재정여건, 사업의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시 교육지원심의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대상학교와 지원규모 등을 확정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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