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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6년 12월 4일 15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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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 기법은 범행 현장에 남겨진 흔적을 모아 범인의 성격, 취향, 나이, 성별 등을 추정해 범인의 신원을 밝혀내는 수사 기법으로, 지난 4월 발생한 서울 서남부 연쇄살인 사건 수사에서도 큰 성과를 거둔 바 있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지난달 27일 천안에서 검거된 `원룸 여성 피살사건' 용의자 김모(33)씨 등 2명이 10월30일 서울 상계동에서 발생한 술집 여주인 살인사건을 저질렀다는 자백을 받아냈다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천안 사건 용의자들의 활동 지역과 위장접근 방식, 살해 방식과 범행은폐 수법 등을 면밀히 분석해 이들이 상계동 사건의 범인이라는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후 증거물 감정을 통해 물증을 확보한 뒤 용의자들을 추궁해 범행 사실을 자백받았다.
서울경찰청 범죄심리분석팀이 프로파일링으로 파악한 두 사건의 공통점은 범인들이 피해자가 거부감을 느끼지 않게 자연스럽게 접근한 것과 목졸라 살해한 것, 범행 후 지문과 DNA 흔적을 은폐하려 한 점 등이다.
용의자들은 천안에서는 가스점검원으로 위장한 뒤 원룸에 들어가 전선으로 목을 감아 정모(42.여)씨를 살해했고 상계동에서는 술집에 손님을 가장해 침입, 고무장갑으로 장모(52.여)씨를 목졸라 숨지게 했다.
범인들은 두 사건에서 휴지 등으로 지문 흔적을 없애고 담배꽁초를 물로 씻어 완전 범죄를 노렸지만 오히려 이런 공통점이 경찰에 수사 단초를 제공한 것.
또 40대 이상 중산층 이하의 여성을 범행 대상으로 삼은 점, 범인은 성적 욕구가 강할 것이라는 분석 결과로 두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임을 확신하게 됐다고 경찰은 말했다.
김씨 등은 천안에서 범행한 뒤 피해자 휴대전화로 성인채팅을 하다 붙잡혔다.
프로파일링 수사로 심증을 굳힌 경찰은 상계동 살인사건의 증거물을 감정한 결과 신발 바닥 무늬와 이쑤시개에서 검출된 DNA가 천안 사건 용의자와 일치하는 것을 확인했고 물증을 제시하며 범행을 추궁하는 경찰에 용의자들은 범행을 자백할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발생 1달이 넘어가며 자칫 미제로 남을 뻔한 사건을 프로파일링 수사를 통해 해결했다"며 "철저한 증거 수집과 범죄자의 심리분석, 체계적인 데이터베이스 관리 등을 통해 앉아서 범인을 검거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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