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화재로 일가족 3명 숨지고 1명 의식불명

  • 입력 2006년 10월 29일 17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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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 불이 나 구조를 기다리던 일가족 4명이 7층 아래로 뛰어내려 3명이 숨지고 1명이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에어 매트와 고가사다리차는 화재 신고 23분 만에 현장에 도착해 인명구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28일 오전 4시 23분경 경기 양주시 백석읍 모 아파트 7층 조모(34) 씨의 집에서 불이나 일가족 4명이 탈출을 위해 뛰어내렸으나 조 씨 부부와 생후 2개월 된 딸 등 3명은 그 자리에서 숨졌다. 함께 뛰어내린 조 씨의 어머니(61)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 중이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소방서와 주민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조 씨의 집 유리창이 깨지면서 불길이 치솟았으며, 신고 접수 후 8~11분 만에 인근 소방파출소에서 소방차 3대가 잇따라 도착해 화재진압에 나섰다.

그 사이 조 씨 가족은 불길이 번지지 않은 안방 베란다 쪽으로 피했지만 불길이 곧 뒤따라 오자 조 씨가 먼저 뛰어내렸고, 조 씨의 부인이 생후 2개월 된 딸을 이불로 겹겹이 감싼 뒤 던지고 자신도 뛰어내렸으나 모두 숨졌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는 "관내에 사다리차 1대, 에어 매트 2개가 있지만 사고현장과 거리가 멀어 신속한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런 문제를 보안하기 위해 조만간 양주지역 소방서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날 불은 아파트 내부 33평을 모두 태운 뒤 1시간여 만에 진화됐고, 아파트 주민 30가구 100여 명이 긴급 대피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조 씨의 집에서 심하게 다투는 소리가 들렸다는 이웃들의 진술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원인을 조사 중이다.

양주=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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