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진해 앞바다 ‘전어전쟁’

  • 입력 2006년 9월 11일 06시 43분


경남 진해항 앞 해군기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밤마다 ‘전어 전쟁’이 벌어진다. 최근에는 어선이 침몰하는 일까지 생겼다.

해군과 해경이 불법 어로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전어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어민들은 ‘물 반, 고기 반’인 통제보호구역에 들어가고 있다. 이 구역은 해군기지법상 허가 없이는 출입이 불가능하다.

전어는 한 달 전 도매가격이 kg당 1만 원을 밑돌았으나 현재는 2만4000원 선이다. 하룻밤 전어 잡이로 수백만 원에서 1000만 원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반면 단속에 따른 벌금은 200만 원에 못 미치는 것도 불법조업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올해 단속된 어선은 20여 척. 6일 오후 8시 40분경 진해 군항에 들어갔던 마산선적 5t급 어선 한 척이 전복됐다. 이 사고로 선원 6명이 바다에 빠졌다가 부근에 있던 어선에 구조됐다. 이 어선은 오후 6시 40분경 조업을 하러 들어갔다가 해군 함정에 적발돼 도주하면서 파도에 휩쓸렸다.

이 배의 선장인 김모(42) 씨는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불이익을 무릅쓰고 통제구역에 들어간다”며 “전어가 많이 잡히는 시기에는 지역 내 영세어민에 대해 조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어민들은 “어자원이 고갈돼 통제구역 외에는 전어가 잘 잡히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반면 해군은 “군사시설 보호와 작전상 조업을 허용할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이다. 해군과 해경은 지난해 1200건, 2004년에는 730건의 불법어로행위를 단속했다. 8월 하순부터 막이 오른 ‘전어 전쟁’은 한겨울로 접어들어야 조용해진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