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안보내준다" 운수회사 대표 살해

  • 입력 2006년 9월 7일 15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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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중부경찰서는 7일 하루 휴가를 허락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사 대표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살인)로 안모(3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안 씨는 지난달 27일 낮 12시 10분 경 대전 중구 유천동 서부시외버스터미널 3층 사무실에서 서부터미널 대표이사 김모(84) 씨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씨의 개인 운전기사인 안 씨는 경찰에서 "이날 아침과 정오 두 차례에 걸쳐 집안 산소 일 때문에 하루 쉬겠다고 했으나 거절당했다"며 "10여 년 간 운전기사로 일하면서 관사 청소 등 잡일까지 해 왔는데 야박하게도 사소한 요구를 들어주지 않는 데 화가 났다"고 말했다.

경찰은 그러나 숨진 김 씨가 최근 안 씨 명의로 통장을 만들어 매월 한 차례 씩 5차례 걸쳐 돈을 입금해 줬다는 안 씨 진술로 미뤄 돈 문제 등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안 씨가 10여 년 일해 이제는 쉬고 싶다고 했더니 김 대표가 1년 만 더 일해 달라고 만류하며 위로금 명목으로 돈을 적립해 주기로 약속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안 씨는 경찰이 계좌 추적을 하겠다고 하자 이런 사실을 털어놨다.

숨진 김 씨는 대전교통㈜, 중부교통 회장을 거쳐 1981년부터 대전서부시외버스터미널 대표이사를 맡아 왔으며 대전시버스사업조합 이사장,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한 대전의 '버스 대부'이며 재력가이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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