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촉사고 후 살인 20대 2명, 주민들 손에 '덜미'

  • 입력 2006년 9월 3일 14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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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취중 시비가 살인을 불렀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3일 오전 4시반경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이른바 '먹자골목'에서 접촉사고로 승강이를 벌이다 상대 운전자를 칼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살인 등)로 이모(25) 씨와 황모(25)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인근 편의점에서 과도를 사와 운전자 구모(26) 씨의 목을 두 차례 찔렀으며, 이 씨의 친구인 황 씨는 땅에 있던 벽돌을 주워 구씨의 머리를 내리쳐 살해한 혐의다.

이 씨와 황 씨는 이날 새벽까지 술을 마신 뒤 걸어가던 중 구 씨가 몰던 차 앞 범퍼가 황 씨의 무릎을 스치자 싸움이 붙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황 씨와 구 씨가 말다툼을 하며 싸우는 동안 이 씨가 편의점에서 흉기를 사와 구 씨의 목을 찔렀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살해 현장을 목격한 나이트클럽 종업원인 김모(30) 씨와 시민 3명은 이 씨와 황 씨가 칼을 버리고 택시를 잡아타자 택시 주변을 둘러싸고 움직이지 못하게 한 뒤, 때마침 지나가던 경찰 순찰차에 이들을 넘겼다.

구 씨는 구급차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대학을 중퇴한 뒤 인터넷방송 프로그램 개발회사를 만들어 운영해 온 이 씨는 경찰조사에서 "구 씨가 친구에게 욕설을 하고 때리는 것을 보니 화가 나서 칼을 사 와 찔렀다"고 말했다.

경찰은 범인들을 추격해 잡은 김 씨 등 시민 4명에게 감사장과 포상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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